영화 스파이더맨이 현실에 등장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거미줄 섬유’의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한 일본 벤처업체 스파이버를 집중 조명했다.

WSJ에 따르면 스파이버는 거미줄 단백질을 합성하는 박테리아를 만들어 거미줄의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거미줄 단백질 1g만 있으면 에베레스트산보다 높은 9㎞의 ‘거미줄 섬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거미줄은 고온에 강하고 같은 굵기의 강철보다 버티는 힘이 센 특성이 있어 첨단 신소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방탄조끼 등을 만드는 데 최적의 섬유 소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거미가 뽑아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서로 잡아먹어 집단 사육이 어렵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WSJ는 “지난 수십년간 많은 기업과 연구자들이 대량 생산에 도전했다 실패했지만 이 업체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스파이버가 만드는 거미줄 섬유는 강철처럼 강력하고 고무처럼 유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래 길이의 40%까지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버 측은 “거미줄 섬유를 이용하면 인조 혈관이나 인공 인대 등을 만들 수 있으며 타이어, 범퍼 등 자동차 부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스파이버는 100군데가 넘는 곳에서 협업 제의를 받았으며 자동차 부품업체 코지마프레스인더스트리로부터 760만달러(약 8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스파이버는 이달 초부터 일본 북서부 츠루오카에 거미줄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스파이버는 2015년 11월까지 월별 생산량을 현재의 세 배가량인 100㎏으로 늘려 연간 생산량을 1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