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인천시, 월미은하레일 책임 떠넘겨"
인천시가 최근 부실 시공 등을 이유로 ‘월미 은하레일’ 운행 포기를 선언하면서 시공사인 한신공영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낮은 사업성과 인천시의 사후관리 부실, 사업을 둘러싼 전·현 시장 간 시각 차이 등이 운행 포기의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시공상 하자가 드러난 탓에 대놓고 반박도 못할 처지여서다.

오홍식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지난 9일 월미 은하레일의 상업 운행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또 부실 시공과 관련해 시공사와 감리단, 사업을 부실하게 관리한 인천교통공사 전 사장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교통공사 측은 이미 한신공영을 상대로 27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월미 은하레일은 인천 월미도의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08년 6월 착공됐다. 그러나 완공 뒤에도 시험 운행 과정에서 크고작은 사고가 잇따르며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교통공사 측은 월미 은하레일의 총체적 부실은 철도시스템 건설 경험이 없는 한신공영의 부실 시공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측량 결과 교각 위치와 기울기가 95% 이상 오차 범위를 넘는 상태로 시공될 정도로 하자가 심각하고, 무인 자동 운전으로 운행할 경우 정위치 정차 신뢰도가 75%에 불과해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유인 운전으로 전환하면 11명의 기관사가 필요해 연간 8억원의 운영비가 추가되는 등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신공영 측은 “인천시가 정치적 갈등 등으로 사업을 포기해 놓고 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일부 시스템이 잘못 시공돼 보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운행 포기의 핵심 원인은 인천시가 월미 은하레일을 정상 운행할 의지 없이 3년 넘게 시설을 방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민주당) 취임 뒤 인천시 측은 월미 은하레일을 안상수 전임 시장(새누리당)의 ‘전시성 예산낭비 사업’으로 결론짓고, 정상 운행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철도기술연구원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보수하면 충분히 운행이 가능한데도 사업성을 이유로 포기한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상업운전용 모노레일은 국내에 첫 도입된 것이어서 국내 건설사들은 시공 실적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신공영은 이번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고 타격을 받고 있다. 8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월미 은하레일은 제대로 운행도 못해 보고 하늘 산책로와 레일바이크 등으로 재활용될 처지에 놓였다. 월미 은하레일이 예산 낭비 사업으로 전락한 책임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