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평가 1위 휩쓴 성균관대…"기업문화 딱 맞는 인재 배출"
지난달 28일 성균관대 명륜당. 국제 여름학기(서머스쿨)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1000여명의 외국인 학생은 퇴계 이황 등 조선시대 대표적 학자들이 학습하던 강당 등을 신기한 듯 둘러봤다. 이석규 성균관대 국제처장은 “삼성이 재단으로 참여하는 대학으로만 알던 외국인 학생들에게 명륜당을 둘러보게 하고 전통과 첨단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라고 설명하면 모두 감탄한다”고 말했다.

송영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왼쪽 두 번째)와 학생들이 수원 성균관대 자연캠퍼스 그래핀연구소에서 주사형 터널링 현미경(STM)으로 원자 구조를 측정하고 있다.  /수원=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송영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왼쪽 두 번째)와 학생들이 수원 성균관대 자연캠퍼스 그래핀연구소에서 주사형 터널링 현미경(STM)으로 원자 구조를 측정하고 있다.  /수원=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산업계 평가 최우수 대학

산업계 평가 1위 휩쓴 성균관대…"기업문화 딱 맞는 인재 배출"
성균관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5월 공동 발표한 ‘2012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건축·기계·자동차 등 3개 분야에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2008년부터 대학의 교육과정이 산업계 요구에 얼마나 부합하냐를 측정하기 위해 발표된 이 평가에서 성균관대는 매년 최우수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려 ‘기업이 선호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성균관대는 그 비결로 삼성 LG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과도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현장밀착형 교육을 강화한 것을 꼽았다. 정보기술(IT) 관련 학과의 경우 학교와 기업이 50 대 50의 비율로 수업을 맡았고 학생들이 3D 프린터로 깎아보는 등 실제 모바일 제품의 설계와 디자인에도 참여하도록 했다.

최재붕 산학협력본부장(기계공학과 교수)은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기업과 최소 10번 이상 미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기업마인드를 심어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삼성그룹이 1996년 학교법인으로 참여하면서 적극적인 변신을 시도했다”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산업친화형’으로 대학체질이 바뀐 점”이라고 설명했다.

○인성교육센터 설립하기로


성균관대가 기업에서 호평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인성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는 대기업 인사담당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균관대 출신이 가장 근면 성실하고 직무에 충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성균관대는 1996년부터 ‘삼품제(三品制)’라는 일종의 졸업인증제를 통해 인성교육을 해왔다. 첫 번째는 인성품(人性品)으로 학생들이 4년간 최소 30시간의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 하고 인성과 관련한 교양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창의품(정보기술 관련 자격)과 국제품(외국어 일정 점수 이상) 등 삼품을 획득하지 못하면 수료만 가능하고 학사 학위를 받지 못한다. 손다정 씨(유학동양학과 3학년)는 “교양필수인 ‘유학사상과 가치관’ ‘리더십’ 과목 등을 듣고 사회봉사를 하면서 소통과 배려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미래사회를 선도할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인 인의예지와 창의성 등을 가르치기 위해 ‘성균인성교육센터’를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학위를 주지 않을 계획이다.

○첨단산업 융복합 프로그램 늘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8일 경북 상주 하송마을에서 농촌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성균관대 제공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8일 경북 상주 하송마을에서 농촌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성균관대 제공
‘오래된 미래 대학’을 지향하는 성균관대는 미래첨단산업분야로 융복합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산업융합 특성화 인재양성 대학’으로 선정된 성균관대는 대학원 과정으로 ‘휴먼ICT융합학과’를 신설해 인문적 상상력과 ICT 관련 공학 지식을 갖춘 석사급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세계적인 석학과 우수한 학생 확보, 산학협력 인프라 구축 등에 학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아시아 10위, 세계 50위의 글로벌 선도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2020’의 실현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