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고기의 기장이 해당 기종을 43시간만 비행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옆에서 그를 돕던 교관 기장도 해당 역할을 처음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8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 때문에 기장들의 조종 미숙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조종간을 잡았던 이강국 기장(46)은 관숙 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숙 비행이란 일종의 수습 비행 개념으로 조종사가 새 항공기를 맡아 운항할 때 경험을 쌓기 위해 해당 항공기에 숙달된 조종사가 교관으로 동석하는 것을 말한다.

이강국 기장은 총 9793시간을 비행했지만 사고가 난 보잉 777기는 9차례 43시간만 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보잉 777기를 몰고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을 시도한 것도 사고 순간이 처음이었다.

교관 기장으로 탑승한 이정민 조종사(49)도 보잉 777-200ER을 3220시간 비행한 경험은 있지만 교관 기장 역할은 처음이었다. 관숙 비행 시 운항 책임은 교관 기장이 진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규정을 어긴 것도 없고, 조종 미숙 가능성도 낮다고 말한다. 국토교통부도 항공법 관련 규정 위반은 없다고 말했다. 규정상 교관 기장이 되려면 해당 기종 비행 시간이 500시간 이상 돼야 하는데, 이정민 조종사는 비행 시간이 3220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착륙 당시 비상 상황이었다면 기장 역할을 하고 있던 이강국 수습 기장과 부기장 역할을 하고 있던 이정민 교관 기장이 역할을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사고 당시 항공기가 관제탑으로부터 활주로를 배정받은 건 착륙 10분 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조종석은 양쪽에 모두 조종간이 있기 때문에 필요 시에는 자리를 바꿀 필요 없이 자기 조종석에서 약속된 절차에 따라 임무를 바꿔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부기장은 역할을 끝까지 서로 바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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