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에 '상장 1호' 이름을 달고 첫발을 내디딘 21개 기업 대표들은 1∼2년 안에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이사는 1일 코넥스시장 개장식에서 상장패를 전달받은 직후 "시초가가 예상보다 높아져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며 "주가가 올라가는 만큼 코넥스 1호 기업들의 책임도 커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자집적회로, 모션제어칩 등을 생산하는 전기전자(IT) 부품업체 아진엑스텍은 시초가가 평가가격(2천720원)보다 300.74% 높은 1만900원으로 결정됐다.

아진엑스텍은 코넥스시장 상장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회사에 유치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 대표는 "내년 이맘 때쯤 코스닥 이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경제와 자본시장 상황을 봐서 이전 상장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페이팔'을 꿈꾸는 전자지급결제 서비스 업체 옐로페이도 시초가가 평가가격(500원)보다 높은 2천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2월 설립된 옐로페이는 인터파크의 모바일 관련 결제사업부분을 넘겨받아 세운 회사다.

인터파크가 지분 20%를 갖고 있다.

이상규 옐로페이 대표이사는 "해외에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 있는 금융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업들이 2년 내외로 코스닥 이전 상장을 해야 코넥스시장 취지에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가 반복되면서 오전 11시까지 19개 기업 주식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강관제조업체 대주이엔티와 전자축전지 제조업체 비나텍 2개 종목은 시초가를 잡지 못했다.

송의주 대주이엔티 부장은 "장 초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오늘 내로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본다"며 거래량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코스닥 입성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대주이엔티는 코넥스시장에서 기업 내실을 다지고서 2015년께 코스닥 시장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다.

지난 1989년 설립돼 코넥스 1호 기업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송 부장은 "해외사업 등에 사용할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가장 큰 목적"이라며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을 관할하는 중소기업청도 코넥스시장이 창업 초기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와 벤처투자의 중간 회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최근 중소기업청의 투자펀드 지원으로 벤처창업 1세대 기업이 차세대기업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코넥스시장이 새로운 투자 생태계를 꽃피우는 데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