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신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낸 제임스 코미(52)를 공식 지명했다.

FBI 국장 임기는 10년이고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코미 지명자는 공화당원으로 부시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03∼2005년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특히 2004년 병석에 누운 존 애슈크로프트 당시 법무장관을 대신해 장관대행을 하면서 도청을 다시 인가해달라는 백악관 보좌진들의 압력을 막아낸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앨버토 곤잘러스 백악관 법률 보좌관과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도청 연장안의 승인을 받아내려고 애슈크로프트 장관이 입원한 병원에 들이닥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서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시 대통령은 법무부의 우려를 고려해 도청 계획을 수정했다.

이를 계기로 코미 지명자는 원칙을 중시한다는 평을 받으며 민주당으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지명하면서 "자주성과 진실성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웠다.

부장관직에 오르기 전에는 핵심 보직 중 하나인 뉴욕주 남부지검장 등 법조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5년 법무부를 떠나고 나서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법률 자문역 등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HSBC홀딩스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지금은 뉴욕 컬럼비아대 법학대학원에서 국가안보 관계법을 강의하고 있다.

코미 지명자는 인준을 받으면 로버트 뮬러(68) 현 FBI 국장의 뒤를 잇는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에 취임해 12년간 FBI를 이끈 뮬러 국장은 9월 4일 임기가 끝난다.

통상 FBI 국장은 10년씩 재임해온 점을 고려하면 뮬러 국장은 2년 더 맡은 셈이다.

애초 리사 모나코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이 차기 국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FBI 사상 첫 여성 국장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코미 지명자가 최종 낙점을 받았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