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산불이 밤사이 내린 비의 영향으로 발화·확산 1주일 만에 진화율이 85%까지 올랐다.산림 당국은 28일 오전 진화 작업 성과가 이번 산불의 장기화 여부를 가를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88대와 진화인력 5587명, 진화 장비 695대 등을 의성과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 산불 현장 곳곳에 분산 배치해 동시다발적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전날 오후부터 밤사이 이들 5개 시·군에는 1∼3㎜가량 비가 내렸다. 적은 양의 비였지만, 불똥이 날아가 번지는 '비산화' 위험을 다소 낮추고 연무를 제어하는 효과가 나면서 주불 완전 제압에 대한 기대도 따르는 상황이다. 바람도 평균 초속 3∼4m로 잦아들었다.다만 오후로 접어들면서 다시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10∼15m 이상인 강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보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오전부터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유입됐고, 당분간 비 소식도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이날 오전 5시 기준 경북 북부 산불영향구역은 4만5157㏊로 집계됐다. 진화율은 85%로 전체 화선 929.4㎞ 가운데 786.4㎞ 구간에 진화가 완료됐다. 시·군별 진화율은 최초 발화지인 의성이 95%를 기록 중이며 다수 사망자가 난 영양과 영덕 2곳은 65∼76% 수준이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국가인권위원회가 군부대 내 구타·가혹행위로 사망한 고(故) 윤승주 일병의 진정 사건을 11년 만에 심의했지만 위원들 간 의견 차이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다음 소위에 재상정하기로 했다.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28일 오전 윤 일병 사건의 사인이 은폐·조작됐다는 내용의 유족 진정을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이번 회의는 진정인 측 요구로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진 김용원 상임위원 대신 남규선 상임위원이 소위원장을 맡아 진행했다.남 상임위원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다시 논의해야 해서 내용을 알려드릴 수 없지만 다음 군인권보호위에서 다시 심의·의결하기로 했다"며 "표결했지만 의견 합치가 되지 않았고, 더 논의가 필요해서 재상정됐다"고 말했다.이날 회의에 앞서 윤 일병 유족들은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폐된 군대의 잘못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윤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씨는 "군내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군인권보호관인 김용원은 이 자리를 정치적 도구로 더럽히고 욕되게 하고 있다"며 "김용원씨는 이 진정 사건의 심의에 대해 의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윤 일병은 2014년 4월 육군 제28사단에서 선임 병사들의 가혹행위와 폭행 등으로 사망했다.인권위는 같은 해 윤 일병 사건에 대해 직권조사했지만 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진정을 각하했다.2022년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이 출범되자 유족은 2023년 4월 사망 원인 은폐·조작에 대해 진실 규명해달라고 진정을 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인권위는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이 지나 진정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를 각하했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