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월드컵 앞둔 브라질, 망가진 경제에 분노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돈 풀어도 성장률 '뚝'…물가는 6%대 고공행진

    시위대 20만명으로 확산
    S&P, 신용등급 전망 하향
    '그리스 전철 밟을라' 우려
    월드컵 앞둔 브라질, 망가진 경제에 분노
    지난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은 떠들썩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만 1년 앞두고 날짜를 카운트다운하는 시계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시간,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인 상파울루는 학생들의 시위로 시끄러웠다. “월드컵 준비를 할 돈으로 공공교통 요금을 내리라”는 구호가 거리를 뒤덮었다. 며칠 만에 시위는 전국으로 번져 17일 시위대는 20만명까지 불어났다. 20여년 만에 최대 규모다. 축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브라질 국민들도 월드컵보다 망가지는 경제에 더 관심이 많다.

    ◆어설픈 돈 풀기가 끌어올린 물가

    지난 7일 상파울루 시내버스 요금이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약 1670원)로 인상된 게 시위를 촉발시켰다. 가격 인상 폭은 크지 않지만 시민들은 브라질 정부가 월드컵 준비를 위해 쓰고 있는 막대한 예산에 분노했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 교통 인프라 개선에 300억헤알(약 15조5000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경기장 건설이 지연되면서 실제 지출액은 이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브라질 정부가 국민들의 빈곤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좌파정당인 노동자(PT)당 소속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2011년 취임 이후 3000억헤알(약 155조원)을 풀었다. 서민주택 건설을 비롯한 공공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장률은 곤두박질치고 풀린 돈은 물가만 끌어올렸다. 2010년 7.5%였던 브라질 성장률은 지난해 0.8%까지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6.1%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대선까지 겹쳐 재정수지 더욱 악화될 듯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만으로 경제를 부양하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은 브라질 정부는 뒤늦게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투자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지적돼온 채권 및 파생상품에 대한 금융거래세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추가 금리 인상설이 나오는 것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더 큰 문제는 월드컵 이후다. 우선 내년 대선을 앞둔 브라질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돈을 풀 전망이다. 크리스 저먼 유로아시아그룹 연구원은 “호세프 대통령은 여전히 재정 지출을 통한 성장률 상승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작년 2.4%에서 올해 1.5%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 흑자 비율은 내년 0.9%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GDP 대비 35.2% 규모인 국채 이자 상환 비용을 고려할 때 재정수지 흑자 비율이 1.5% 밑으로 떨어지면 사실상의 재정 적자”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감안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7일 브라질 국채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개최 이후 재정위기에 직면한 그리스의 전철을 브라질이 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영포티라 불리기 싫어"…40대 남성들 돌변하더니 '인기'

      화려한 로고와 스냅백 등을 앞세운 과시형 패션에 열광하던 40대 남성들의 소비가 변화하고 있다. 큰 로고 대신 소재와 간단한 디자인 내세운 ‘조용한 럭셔리’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2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조용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 의류 매출 증가율(12.1%)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조용한 럭셔리는 화려한 장식이나 로고를 내세우지 않고 높은 품질과 섬세하고 정교한 디테일에 집중하는 패션 트렌드다.이 같은 성장은 40대 남성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성 소비자의 조용한 럭셔리 매출 증가율은 71.7%로 20대 남성(39.6%)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SNS 등에서 과시형 패션이 ‘영포티’ 밈으로 대중화되자 오히려 로고나 장식을 최소화한 차분한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2015년 등장 당시 ‘영포티’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에 적극적인 중년을 뜻하는 긍정적 용어였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특정 아이템(스냅백, 대형 로고 등)을 착용한 중년층을 지칭하는 

    2. 2

      매달 초 발표되던 소비자물가, 12월은 왜 월말에 공개할까? [남정민의 정책레시피]

      원·달러 환율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덩달아 같이 주목받는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물가입니다. 환율이 올라가면 중간재·수입재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을 지난달 말 1.9%에서 이달 중순 2.0%로 올려 잡은 것도 이런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유달리 원·달러 환율 변동세가 심했던 이번달 12월. 그렇다면 글로벌 IB들 말고, 국가데이터처는 언제 12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발표할까요?원래 국내 소비자물가동향은 한 달의 시차를 두고 그 다음 달 초 발표가 됩니다. 예컨대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은 이번달 2일에 자료가 나왔죠. 12월 초에는 11월 물가동향이, 11월 초에는 10월의 물가동향이 발표되는 식입니다.하지만 딱 한번 예외인 달이 있습니다. 바로 12월입니다. 12월 소비자물가동향은 내년 1월초가 아닌 올해 마지막 날, 즉 12월 31일에 발표되는데요. 왜 12월 물가동향만 콕 집어 같은 달에 발표하는 걸까요?비밀은 ‘연간 물가상승률’에 있습니다. 12월 소비자물가동향은 자료 이름부터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으로 배포됩니다. 12월 한달간 물가동향에 더해 2025년 한해 동안의 물가동향이 같이 공개되기 때문에 1년간 물가상승률, 품목별 물가지수 동향도 발표됩니다. 정부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2025년이 지나기 전에 확정을 지어준다는 데 의미가 있는 셈이죠.물가상승률은 대학등록금, 연봉협상,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인상분 등을 결정할 때 반영되는 가장 기본 요소입니다. 다시 말해, 정부가 만약 ‘12월 및 연간 소

    3. 3

      '예금보다 낫다' 소문에 조기 완판…나흘 만에 1조 '싹쓸이'

      종합투자계좌(IMA)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8일 첫 출시한 ‘한국투자 IMA S1’에는 나흘 만에 1조원이 몰렸고, 미래에셋증권이 22일 선보인 ‘미래에셋 IMA 1호’도 모집 금액의 다섯 배인 약 5000억원이 유입되며 ‘완판’(완전 판매)됐다. 원금 보장 상품인 데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4% 수익률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다만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고 성과보수와 총보수가 높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만기 때 한꺼번에 투자 수익을 받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국내 첫 IMA, 조기 완판 행렬IMA는 일반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면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업의 자금 조달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IMA 상품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만기 1~2년의 저수익 안정형(목표 수익률 연 4~4.5%), 만기 2~3년의 중수익 일반형(연 5~6%), 만기 3~7년의 고수익 투자형(연 6~8%) 등이다. IMA는 실적 배당형으로 사전에 확정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는다. 만기 시점의 운용 성과와 자산 가치에 따라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최종 결정된다.  한국투자 IMA S1은 기준 수익률이 연 4%로 설정된 2년 만기의 폐쇄형 구조다. 최소 가입액은 100만원이며 투자 한도는 없다. 조달한 자금을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대출, 중소·중견·대기업 대상 대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에 투자한다. 상품의 총보수는 연 0.6%로 주식형 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준 수익(연 4%)을 초과하는 성과가 발생하면 초과 수익에 대해 성과보수(40%)를 적용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