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
사람의 마음에서 가장 떨쳐내기 어려운 것은 욕망과 두려움일 것이다.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동력도 탐욕(greed)과 공포(fear)라는 두 개의 축으로 설명된다. 그런 것들을 떨쳐낼 수 있다면 누구나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두려움을 갖는 원인은 아마도 불확실성 때문일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안다면 미리 준비할 텐데 알 수가 없으니 두려운 것이다. 물론 아인슈타인은 “나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어차피 곧 닥칠 테니까”라는 재치있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건 천재급 인사들에게나 가능한 여유일 것이다.

요즘 같은 경제상황에서 두려움은 더 커진다. 장기불황, 취업난, 저금리 같은 요인들이 사람들 마음을 위축시킨다. 그런 두려움이 커질수록 불확실성도 따라서 커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돌아가게 만드는 건 실패를 감내하는 도전정신인데 두려움이 도전을 포기하게 만든다. 도전은 어렵고 포기는 쉽기 때문이다. 반드시 경제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공부를 하거나 사랑을 찾는 일에서도 그런 원리는 마찬가지다.

기업에서 두려움은 독약이나 다름없다. 구성원들이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거나 쉽게 포기하려 들면 그 조직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이 불안해 할 때 자신감을 심어주고 마음을 움직여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실천하는 방법은 결국 열정이다. 리더의 열정과 에너지는 구성원들에게 전염되기 마련이다. 다만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도 결국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에 때론 이성적인 논리보다 감성적인 호소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열정, 에너지, 자신감 같은 리더의 자질은 지능지수(IQ)보다 감성지수(EQ)가 발달한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미래에 리더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천편일률적인 스펙 올리기보다 감성을 개발하는 훈련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 최선의 방법은 끊임없이 도전해보는 일이다. 사람의 일이란 게 해보고도 후회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후회할망정 일단 저질러놓고 보는 게 나은 경우가 많다. 때론 소위 ‘미친’ 행동으로 보이는 선택이 획기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창의력이란 것도 결국은 그런 도전정신과 열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강성욱 < GE코리아 대표 Chris.Khang@g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