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행복주택, 소음·진동 문제없다
최근 정부는 ‘행복주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도권 7개 시범지구를 발표했다. 행복주택은 기존의 보금자리주택과 비교해 차이점이 많다. 보금자리주택이 개발제한구역 등 도시외곽에 건설되는 데 반해 행복주택은 철도부지, 유수지 등 도심권 유휴부지에 건설된다. 직장과 가까워 서민층의 실질적인 임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행복주택이 철도 연변이나 선로 위에 데크(deck)를 씌워 건설하게 된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에게 철도 소음과 진동 문제 등으로 막연한 거부감을 준다. 중장년층에게 철도 주변 건물은 소음·진동이 심하다는 고정관념이 어려서부터 각인돼 왔다. 과거에는 열차가 다니는 주변에 건물이 거의 없었고 진동이 매우 심하고 시끄러웠던 기억이 필자에게도 있다. 이런 인식이 거부감으로 작용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시끄럽고 진동을 크게 일으켰던 디젤동력차는 전기동차로 대체돼 사라지고 있다. 방진시공 등 철도 소음·진동을 줄일 수 있는 공법과 제품이 크게 발전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선로 가까이에 건설된 건물은 무수히 많고 백화점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민자역사가 선로 위에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선로 주변이나 위에 최근 세워진 건물에서 소음·진동에 따른 사회적 이슈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 초기 설계단계부터 소음·진동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철도 소음·진동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고 대처하는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올해 국내 기술로 시속 400㎞ 이상 달리는 열차를 완성, 시험운전에 성공했다. 환경소음에 대한 예측과 설계, 그리고 저감할 수 있는 기술도 조만간 개발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행복주택에서의 소음·진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업 초기부터 소음·진동 목표기준을 선정하는 등 명확한 설계목표를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면 이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일반 아파트 수준의 소음·진동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국민들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또 행복주택 공급자가 입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저렴한 임대료와 뛰어난 교통 환경 등 행복주택이 갖고 있는 장점은 적지 않다. 소음·진동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기술적 불신이 사업의 장애요인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장강석 < 유니슨테크놀로지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