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매출 규모가 크고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들이 사회공헌도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한국기업고용평가원이 매출과 고용, 법인세 납부, 기부금, 급여, 연구개발, 시설투자 등 7개 항목을 기준으로 국내 1800개 기업을 분석해 내린 결과다. 특히 전자 자동차 등 10대 업종은 2008년 이후 매출이 100억원 늘어날 때마다 6.2명씩 고용이 늘었다. 금속이나 운송 유통 업종 등은 2008년 이후 법인세가 평균 10% 이상 늘어났다. 그동안 기부나 봉사를 많이 한 기업이 사회에 많이 공헌하는 것처럼 간주돼 왔다. 모처럼 기업의 국가적, 사회적 기여에 대한 정확하고 타당한 평가가 도출된 것 같다.

기업의 본질은 당연히 이윤을 추구하며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근로자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에 세금을 내며, 가계에 소득을 제공하는 것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한 결과물이지 목표가 아니다. 20세기 최고 경제석학으로 꼽히는 밀턴 프리드먼이 “기업은 사회에 대한 단 하나의 책임, 즉 경제적 성과만을 내면 된다”며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떠들어대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의 특질과 본성에 대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던 그대로다. 기업이 최대 이익을 산출하려는 본연의 임무를 다할 때 사회 전체의 편익은 증진된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압박한다. 기업은 각종 기부금도 내야 하고 빈부격차 해소에도 힘을 써야 한다. 학생의 방과후 교육까지 기업이 앞장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금액만 해도 2011년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기업 성장을 외면하면서 기업에게 사회적 공헌에 앞장서라는 것은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지금 기업들에 필요한 것은 교육기부나 재능기부보다 기업 본연의 임무에 집중토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