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자금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신모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CJ그룹의 수사와 관련, 그룹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신 부사장을 지난 6일 오후 출석시켜 조사하던 중 저녁 늦게 긴급 체포했다”며 “조사 결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씨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긴급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조사 과정에는 그룹 측이 선임한 변호인 한 명이 동석했다. 신 부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CJ의 홍콩 소재 사료사업 지주회사인 CJ글로벌홀딩스 대표인 신 부사장이 그룹 비자금을 관리한 핵심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CJ 홍콩법인장을 지낸 뒤 2000년대 중반 그룹 재무팀 상무를 거쳐 2007년 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그는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를 자주 오갔고, 이재현 회장이 홍콩을 방문할 때마다 직접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사장은 2008년 CJ 살인청부 사건 때 이 회장의 차명 재산 수천억원을 관리했다고 말한 당시 재무2팀장 이모씨의 상사이기도 했다.

CJ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과 관련, 현직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앞서 그룹의 해외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과 일본, 홍콩 등의 법인장 등에게 재소환을 통보했으며 일본 전·현직 법인장 두 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신 부사장의 소환 조사를 끝내고 홍콩 싱가포르 등과의 수사 공조를 통해 요청한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이 회장 소환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이 회장 소환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으나 더 봐야 할 부분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