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전방위적 은퇴 준비
100세 시대라 일컬어지는 오늘날 고령화라는 말은 이미 익숙한 단어다. 특히 미국 노인학협회장 존 헨드릭스가 “한국의 고령화는 거의 혁명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한국 사회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 시대에 맞닥뜨리고 있다.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위해 재무적인 요소와 비재무적인 요소가 균형 있게 준비돼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노후는 아직 먼 훗날일 뿐 절실함이나 시급함을 체감할 여유가 없다보니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필자는 이 자리를 빌려 닥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며 용감하다 못해 무모한 자세로 은퇴에 다가서는 한국인들에게 살짝 자극을 주려 한다. 필자의 전방위적 은퇴 준비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선 재무적인 면에서 필자의 투자 원칙은 뭐니뭐니 해도 ‘리스크 분산’이다. 금융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나름의 확고한 원칙을 갖고 일정한 비율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쉰 살에 접어든 이후 현재 부동산에 20%, 직접투자에 10%, 주식펀드에 40%, 채권에 20%, 개인연금에 5%, 예금에 5%라는 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소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지만 시장 상황과 인생 주기에 맞춰 적절히 조절 중이다.

수입은 일정하고 지출은 늘어나는데 분산투자가 가당한 얘기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재테크의 전제조건은 절약이다. 현재 호주머니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지출 항목 하나하나를 살피고 스스로에게 좀 더 야박하게 ‘노(No)’라고 말하자. 1만원을 써야 할 때 8000원으로 해결했다면 그 사람은 남들보다 20%의 수익률을 올렸고 나머지 2000원을 투자해 더 큰 수익률을 맛볼 수 있다.

전방위적 은퇴 준비를 위해 필자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기업인으로서의 삶이 마무리되면 사회봉사자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싶다. 이를 위해 현재 가난한 유소년들이 고등학교까지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자립하도록 돕는 기관에 주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지금은 금전적 기부에 그치고 있지만, 은퇴 후에는 이 아이들의 ‘농구코치 할아버지’로 살아볼 생각이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만큼 자극이 되는 것도 없다.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필자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한국인들이 좀 더 적극적인 마인드로 노후 준비에 돌입할 수 있길 바라는 욕심에서다. 지금 바로 펜을 꺼내 들고 은퇴설계를 시작하길!

다니엘 코스텔로 <AIA생명 대표 KR.CorpComm@a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