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항공업계 "블랙 다이아몬드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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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붐 타고 중산층 급증…포르쉐·구찌 등 대형매장 열어
항공사 직항노선 확대
항공사 직항노선 확대

명품·항공업계가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프리카는 자원 개발 붐을 타고 10년 넘게 연 5%대의 고도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10억명의 인구 중 백만장자는 약 12만명. 러시아(9만5000명)보다 많다. 특히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중산층도 크게 늘었다. 월소득 3900달러 이상의 중산층은 지난 30년간 3배나 증가, 현재 3억1300만명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이후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한 ‘넥스트 브릭스’ 아프리카에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세계 10개국 중 6개국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이다. 앙골라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차드 모잠비크 르완다 등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20년 사하라 이남에 소득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 이상 가구는 42만 가구를 넘을 전망이다.
아프리카 최상위계층 1%를 겨냥한 명품 업체의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명품 자동차 포르쉐는 지난해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에 대형 매장을 열었다. 이탈리아 명품 신사복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도 이곳에 지난 4월 진출했다. 곧 앙골라와 모잠비크, 케냐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구찌도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진출을 추진 중이다. 휴고 보스와 까르띠에는 아프리카 매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에 매장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과 버버리도 매장 확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FT는 “아프리카는 고가 샴페인 모엣 샹동의 주력 시장으로도 뜨고 있다”며 “1억달러에 달하는 아프리카 명품 시장은 앞으로 5년 내 20~30%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업계도 아프리카 직항 노선을 늘리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아프리카의 항공 승객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중국 건설업체, 호주 자원기업, 미국 정유회사 등에서 아프리카를 오가는 비즈니스 항공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6년 아프리카 직항 노선을 개설한 미국 델타항공은 현재 아프리카 취항 노선의 37%를 담당하고 있다.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오래전부터 환승 노선을 제공하던 유럽 항공사는 최근 아프리카 노선이 많아지자 뒤늦게 직항 노선을 만드는 등 미국, 중동 항공사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