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근로자 위한다며 기업을 주저앉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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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천국은 입법 포퓰리즘 아닌 기업이 투자하고 고용 늘릴 때 가능
남유럽의 '인기영합 참변' 되새길 때
유지수 <국민대 총장 jisoo@kookmin.ac.kr>
남유럽의 '인기영합 참변' 되새길 때
유지수 <국민대 총장 jisoo@kookmin.ac.kr>
노동 관련 쟁점 법안의 처리 여부가 6월 임시국회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 강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등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 심의에 부쳐진다.
정치인이 표를 의식해 정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도한 포퓰리즘은 결국 나라를 그르치게 된다. 우리는 남미지역 여러 국가에서 포퓰리즘이 자국민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보아 왔다. 많은 사람이 환호하는 정책과 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눈앞의 이익이란 달콤한 유혹에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기록된 정치인은 당장의 이익을 앞세워 표를 구하기보다 미래를 위해 땀과 희생을 요구하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얼마 전 작고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그런 사람이다.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내용은 우리나라를 마치 노동자 천국으로 만들려는 것처럼 보인다. 노동자 천국,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정말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한다. 그러나 남미나 남유럽의 경우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안을 쏟아냈지만 경쟁력 향상 없는 노동자 보호는 결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었을 뿐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변경은 경영자가 노동자에게 더 많이 주고 더 적게 일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 특히 제조업체는 제품의 약 70%를 수출하고 있다. 한정된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의 큰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다. 어떻게 덜 일하고 더 받으면서 유럽, 북미, 일본의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경쟁에는 국경이 없으며, 이 경쟁 속에서 시장 탈취를 위한 치열한 전투가 매일 벌어지고 있다. 경쟁력 상실은 곧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GM코리아의 한 미국인 임원은 GM이 운영하는 약 50개 해외 공장 중 우리나라와 스페인 공장의 대당 인건비가 가장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한국으로 일감을 따올 수 없다고 푸념하는 것을 들었다. 이미 우리는 인건비와 생산성 면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 큰 제약을 둔다면 우리나라의 제조기반은 무너질 게 뻔하다. 생산성은 하락하는데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우리 기업의 대응 능력을 앗아가는 것이다.
기업은 위기가 오기 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리해고 조건을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한다면 파산할 정도가 돼서야 해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면 경기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계획을 운영할 수 없다. 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면 기업은 갑작스러운 자금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기업에 세상은 넓고 오라는 곳은 많다. 북미는 물론이고 러시아, 브라질 등도 한국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구애를 하고 있다. 우리가 노동자 천국을 만들려고 하는 사이에 외국은 기업 천국을 만들어 유혹하고 있다. 6월에 노동 관련 쟁점 법안이 통과되면 투자의 해외 이탈은 더 가속화돼 결국 노동자가 일할 곳이 더 적어질 것이다.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중소기업이다. 법 개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소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원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이 어떻게 통상임금의 부담을 추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또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중소기업은 불법 외국인 노동자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법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줄 때 존재 의미를 갖는다. 국민을 보호하려는 법이 오히려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대기업을 해외로 떠나게 하고 중소기업을 더 위축시키는 법은 결국 국민을 불행에 빠뜨린다. 노동자 천국은 기업이 더 성장하고, 더 투자하고, 더 고용할 때 만들어진다. 6월 임시국회가 기업을 살리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결정을 하기를 기대한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 jisoo@kookmin.ac.kr>
정치인이 표를 의식해 정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도한 포퓰리즘은 결국 나라를 그르치게 된다. 우리는 남미지역 여러 국가에서 포퓰리즘이 자국민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보아 왔다. 많은 사람이 환호하는 정책과 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눈앞의 이익이란 달콤한 유혹에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기록된 정치인은 당장의 이익을 앞세워 표를 구하기보다 미래를 위해 땀과 희생을 요구하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얼마 전 작고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그런 사람이다.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내용은 우리나라를 마치 노동자 천국으로 만들려는 것처럼 보인다. 노동자 천국,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정말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한다. 그러나 남미나 남유럽의 경우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안을 쏟아냈지만 경쟁력 향상 없는 노동자 보호는 결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었을 뿐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변경은 경영자가 노동자에게 더 많이 주고 더 적게 일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 특히 제조업체는 제품의 약 70%를 수출하고 있다. 한정된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의 큰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다. 어떻게 덜 일하고 더 받으면서 유럽, 북미, 일본의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경쟁에는 국경이 없으며, 이 경쟁 속에서 시장 탈취를 위한 치열한 전투가 매일 벌어지고 있다. 경쟁력 상실은 곧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GM코리아의 한 미국인 임원은 GM이 운영하는 약 50개 해외 공장 중 우리나라와 스페인 공장의 대당 인건비가 가장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한국으로 일감을 따올 수 없다고 푸념하는 것을 들었다. 이미 우리는 인건비와 생산성 면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 큰 제약을 둔다면 우리나라의 제조기반은 무너질 게 뻔하다. 생산성은 하락하는데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우리 기업의 대응 능력을 앗아가는 것이다.
기업은 위기가 오기 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리해고 조건을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로 한정한다면 파산할 정도가 돼서야 해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면 경기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계획을 운영할 수 없다. 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면 기업은 갑작스러운 자금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기업에 세상은 넓고 오라는 곳은 많다. 북미는 물론이고 러시아, 브라질 등도 한국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구애를 하고 있다. 우리가 노동자 천국을 만들려고 하는 사이에 외국은 기업 천국을 만들어 유혹하고 있다. 6월에 노동 관련 쟁점 법안이 통과되면 투자의 해외 이탈은 더 가속화돼 결국 노동자가 일할 곳이 더 적어질 것이다.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중소기업이다. 법 개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소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원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이 어떻게 통상임금의 부담을 추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또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중소기업은 불법 외국인 노동자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법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줄 때 존재 의미를 갖는다. 국민을 보호하려는 법이 오히려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대기업을 해외로 떠나게 하고 중소기업을 더 위축시키는 법은 결국 국민을 불행에 빠뜨린다. 노동자 천국은 기업이 더 성장하고, 더 투자하고, 더 고용할 때 만들어진다. 6월 임시국회가 기업을 살리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결정을 하기를 기대한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 jisoo@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