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태국 방문, 음주·여성인턴 자취 감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으로 공무원 해외 출장에서 '술'과 '여성'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윤창중 사태' 이후 첫 해외 순방인 정홍원 국무총리의 태국 방문길에서는 여성 인턴이나 가이드를 찾아볼 수 없다.

인턴 3명을 전원 남성으로만 선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일 개막한 제2차 아시아·태평양 물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정 총리의 공식 일정을 지원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아침부터 밤까지 강행군하는 일정이라 남성이 많이 뽑힌 것이지 일부러 여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윤 전 대변인 사건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윤 전 대변인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미국 현지에서 뽑힌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여성 지원자보다는 남성 지원자에 무게를 두고 인턴을 선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치앙마이에 이어 두번째 방문지인 방콕에는 주 태국 대사관 소속 여성 행정원이 있지만 수행 공무원이나 취재 기자단과 접촉하는 대외 업무를 최소한으로 맡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정 총리가 태국행을 앞두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만 수행원으로 데려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사실상의 '금주령'을 내리자 실제로 술을 입에 대는 수행 공무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19일 열린 치앙마이 한인 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는 오렌지 주스로 대신 건배하기도 했다.

정 총리를 수행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유념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또다른 정부 고위 공무원도 "근무 중에는 술을 마실 수 없다.

태국 방문이 끝날 때까지는 24시간 내내 근무하는 것 아니냐"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치앙마이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