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과 서민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올 하반기 도입되는 장기세제혜택펀드 수수료가 일반 펀드보다 평균 30% 낮아진다. 이에 따라 장기세제혜택펀드 가입자들이 만기 때 실제 수령하는 금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는 장기세제펀드의 운용·판매 수수료를 일반 펀드 대비 30%씩 낮추기로 합의했다. 장기세제혜택펀드는 연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 등이 연간 600만원(월 50만원) 이하를 10년 이상 적립할 때 연간 24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액의 40%만큼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이르면 7월 도입되는 장기세제혜택펀드 살펴보니…수수료 30% 저렴하고 소득공제 혜택도

◆소득공제에다 수수료 절감 효과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수수료를 낮춰 보조를 맞추기로 결정했다”며 “일반 펀드의 수수료율이 적립액 대비 1~2%인 점을 감안할 때 장기세제혜택펀드 수수료율은 0.7~1.4%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펀드 수수료를 1.5%라고 가정할 때 이번 수수료 인하에 따라 연간 600만원을 넣는 장기세제혜택펀드 가입자가 향후 10년간 아낄 수 있는 금액은 27만원 정도다. 환매시점에 수수료를 내는 후취 수수료 방식이 대부분이어서 수익률이 높을수록 수수료 절감액이 많아지는 구조다.

장기세제혜택펀드에 가입하려면 연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이거나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8년 만에 부활한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과 동시에 가입할 수도 있다. 재형저축은 연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이자소득세(15.4%)를 면제해주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소득공제 혜택이 비과세 효과보다 크기 때문에 장기세제혜택펀드가 더 인기를 끌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소득 5000만원인 근로자라면 장기세제혜택펀드를 통해 연간 최대 36만원의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 비해 재형저축 세금감면액은 최대 7만4000원(월 100만원 납입, 연리 4.0% 가정) 선이다.

다만 장기세제혜택을 받는 대상 펀드는 주식편입 비중이 40% 이상이어야 한다. 일반 채권형 펀드를 선택하면 세제혜택을 받기 어렵다.

◆7월 도입…재형저축과 동시 가입 가능

장기세제혜택펀드 도입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월 ‘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도입을 위한 조특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법안 심사를 위해 소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다음달 임시 국회에서 통과되면 오는 7월께부터 2015년까지 한시 시행된다.

이 의원은 “장기세제혜택펀드가 도입되면 중산층 확대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란 공감대가 여야 간에 형성돼 있어 법안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장기세제혜택펀드가 도입되면 침체 상태에 빠진 증시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에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 주식형 펀드의 원금손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 같은 우려는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0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펀드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주식형펀드의 10년 평균 수익률을 조사해 봤더니 54.03%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달 30만원씩 펀드에 납입하고 수수료를 모두 차감했을 때 기준이다. 같은 금액을 연 4.0%짜리 정기 적금에 10년간 납입했을 때의 세후 수익률(17.1%)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