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을 받고 주식을 주는 ‘유상증자’를 진행한 뒤 곧바로 주주들에게 일정 수량의 주식을 공짜로 나눠 주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운영 자금이 필요해 유상증자를 했지만 “주식을 무료로 나눠줄 수 있을 정도로 경영 상황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유통 주식 수를 늘려 주가 부양을 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유·무상증자 결정’ 공시를 한 상장사는 아이디스 씨티씨바이오 녹십자 나노스 대성산업 등 5곳이다.

이들 상장사는 우선 기준주가보다 20~25%(할인율) 낮은 가격에 주주들을 대상으로 239억~119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2차로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0.05~2주씩 무상으로 나눠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주주들은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현재 주가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받을 수 있고 덤으로 공짜로 배정받을 수 있다. 인기도 높다. 유·무상증자가 완료된 씨티씨바이오와 아이디스의 기존주주 청약률은 98%를 넘었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금융권) 차입이 안 되는 것이 아니지만 유·무상증자를 통해 주식 유동성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며 “주주들은 유상증자 할인율 20%와 200% 무상증자를 통해 혜택을 받았고 회사도 증시의 자금조달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유·무상증자 공시를 한 상장사들의 주가도 나쁘지 않다. 씨티씨바이오와 아이디스는 공시일 주가 대비 무상증자 권리락(증자 주식물량 확대에 따른 주가조정) 직전 거래일 주가가 각각 39.25%, 3.25% 상승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