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실종사건…종로 귀금속 상인들 "웃돈 줘도 못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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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양성화·금리하락
큰손들 중심 사재기 광풍…골드바 판매 1년새 5배 ↑
金 수입량은 90% 급감
큰손들 중심 사재기 광풍…골드바 판매 1년새 5배 ↑
金 수입량은 90% 급감

○“이런 골드바 광풍은 처음”

금 생산 및 도소매 업체인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의 김안모 사장은 “2002년부터 금 도소매 시장에서 일했지만 지금과 같은 열풍은 처음이다”며 “3~5월 골드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쓰리엠의 골드바 매출은 지난해 12월 5억6000만원에서 지난 4월 40억원으로 늘었다.
주요 구매층은 현금 자산이 많은 슈퍼리치들이다. 쓰리엠의 골드바 매출 80%는 전체 고객의 20%가 올려주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자산가들은 한 번에 1㎏ 이상씩 수천만원, 수억원 단위로 구매한다”고 전했다.
시중 금값은 계속 뛰어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에서 팔고 있는 10g짜리 골드바 가격은 이날 기준 59만570원이다. 반면 수요와 공급이 즉각 반영되는 현물시장인 종로에선 62만~6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은행보다 4~5% 값을 더 받는데도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종로의 한 귀금속 도매업체 대표는 “지금은 10g 기준으로 10만원을 더 얹어준다는 고객이 나와도 물건이 없다”며 “손님은 넘쳐나는데 정작 팔 제품이 없어 속이 탄다”고 말했다.
○재테크냐 탈세냐
최근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과 금융소득 과세기조도 금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에서 골드바를 구입할 땐 구매자가 드러나지만 시중 금은방에서 골드바를 살 땐 무자료 거래가 70~8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으로 거래되니 양도소득세, 상속세 등을 탈세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은행에서 실명으로 골드바를 거래하는 경우에도 가격 상승분에 대해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금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등과 같은 관련 금융상품은 이익을 얻으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최근 금값이 연일 하락하면서 조만간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금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 상업거래소 국제 금값은 작년 10월 온스당 179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414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국내 금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세계적인 금 품귀 현상으로 수입량은 줄고 있다. 국내 금 수입물량은 2005년 269t에서 지난해 28t으로 90% 급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