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4

"신뢰프로세스로 北문제 풀어야"…"영유아 등 인도적 지원 필요"
潘총장 "北에 '우 범하지 말라' 경고"…한국어로 대화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과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에 공감했다.

박 대통령이 방미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가진 반 총장과의 면담에서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도 보유하면서 경제도 발전시키겠다는 병진노선을 걸으려고 하는데 그건 사실 양립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면 얼마든지 공동 발전의 길을 갈 수 있는데 자꾸 반대 길로 가기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고 도발을 하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것이지만 북한이 올바른 길을 택하면 지원도 하고 협력해 공동번영의 길로 나가도록 최대한 힘 쓰겠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반 총장의 지적에 대해 "북한의 영유아ㆍ취약계층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도 주민에 대해선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주민들을 생각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정치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투명하게 지원을 해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발도상국 지원 방안에 언급, "새마을운동은 한국에서 빈곤을 퇴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면서 "새마을운동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에 정신과 노하우를 보급하는 데 유엔과 협력하면 효과적으로 지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협약에 한국도 동참해서 노력하겠다"면서 "내년 기후변화 정상회의, 유엔에서 개최하는 정상회의에 저도 가능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반 총장은 북한발(發) 한반도 안보 위기에 대해 "대통령님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하려는데 여러 가지 많이 제약이 되는데 대해 안타깝다"며 "북한 당국에 대해 '그러한 우를 범하지 말라'며 제가 여러 가지 경고도 하고 권고도 하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박근혜) 대통령님이나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같이 협조해 나가겠다'면서도 '북한이 핵을 가지고 미사일 능력을 개발해 나가는 게 좀 다른 점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앞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은 결과적으로 한국이 끌어안고 가야 하는 우리 민족의 부담일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특히 영유아,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국제적인 한국의 위상이나 정치나 인도적 측면에서도 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아동의 5살 미만의 30% 이상이 발육부진인데, 이런 결과는 통일됐을 때 한국에 큰 부담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남수단과 레바논 등지에 한국이 부대를 파견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훈련되고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여성경찰을 보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두 사람의 면담은 한국어로 진행됐다.

특히 반 총장이 박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님의 리더십이나 비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자,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반 총장님이 활약하시는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면담이 진행됐다.

(뉴욕ㆍ워싱턴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