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장관 프리츠커…USTR 대표 프로먼도 금명 발표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신임 교통부 장관에 앤서니 폭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시장을 지명했다.

샬럿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전당대회가 열린 곳이다.

폭스 시장이 상원 인준을 받으면 2009년 오바마 대통령 1기 내각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공화당 출신 레이 라후드 장관을 잇게 되며 오바마 2기 새 내각에서는 첫 흑인 구성원이 된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흑인 각료는 2009년 2월 취임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유일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임기를 시작하면서 국무, 국방, 재무 등 주요 보직에 백인 남성을 지명해 1기 내각과 비교해 성적·인종적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폭스 시장은 데이비슨대와 뉴욕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변호사로 일하다 민주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5∼2009년 시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9년 샬럿 시장에 당선돼 전동차와 경전철을 도입하는 등 대중교통 및 환경 개선 등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아 2011년 70%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새 상무장관에 여성 기업인인 페니 프리츠커(53),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마이클 프로먼(50)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제 담당 보좌관을 각각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먼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의 자유무역협정 (FTA) 체결에 필요한 의회 인준을 이끌어내는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동기다.

또 주요 8개국(G8), 주요 20개국(G20)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적 '조언자'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명은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임기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무역 부문을 최우선 정책 순위에 올려놓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프리츠커는 세계적 호텔 체인인 하얏트를 공동 설립한 도널드 프리츠커의 딸로, 부동산 투자회사 프리츠커리얼티그룹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오바마의 돈줄'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2008년 대통령 선거 때 재정위원장을 맡아 7억5천만달러를 모금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데 가장 큰 힘을 보탠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행정부 구성 때도 그를 상무장관으로 기용하려 했지만 노동계의 거센 반발로 실패한 바 있다.

프리츠커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는다고 해도 상원 인준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만 한다.

프리츠커 가족이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에서 하얏트와 노조와의 불협화음, 프리츠커 가족이 운영에 개입했던 '슈피리어 뱅크'의 실패 사태 등은 인준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지난해 존 브라이슨 장관이 뺑소니 혐의로 중도 하차하고 나서 레베카 블랭크 차관이 장관대행을 맡아왔으나 그마저 위스콘신대학 매디슨 캠퍼스 총장으로 선임되자 사의를 밝힌 상태다.

교통장관과 상무장관, 무역대표부 대표 인선까지 마무리되면 2기 오바마 행정부의 내각 구성이 거의 마무리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