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기재부 '경기논쟁'…30일 산업활동동향에 촉각
기획재정부가 30일 통계청이 발표할 3월 산업활동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1분기 성장률 속보치 0.9%가 잠정치-확정치 단계에서 하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0.9%라는 숫자가 기재부에 부담스럽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3%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총 17조3000억원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한 정부로서는 경기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본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한은(2.6%)에 비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게 보는 배경에는 지난 1~2월 산업활동 동향 분석이 크게 작용했다. 1월 광공업생산은 전달 대비 1.5% 줄었고, 2월에는 미래 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선행지수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3월 지표까지 좋지 않게 나올 경우 한은의 1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산업활동 동향의 생산과 국내총생산(GDP)은 산정 방식이 달라 둘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산업활동 동향은 주로 수량을 기준으로 하는 데 비해 GDP는 부가가치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인은 물론 민간 연구소 전문가들까지 둘 간 연관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는데 실제 흐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산업활동 지표가 나쁘다고 꼭 GDP까지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3월 산업활동 동향이 나온 후 1분기 성장률이 조정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은 관계자는 “물론 GDP 잠정치를 내놓을 때 산업활동 동향의 특정 수치를 참고할 수는 있다”면서도 “측정하는 품목과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산업활동 동향에 따른 GDP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