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무역 규모 100억弗로 확대…7년내 공산품 관세 모두 철폐할 것"
“터키 정부는 중국, 일본보다 앞서 형제의 나라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습니다. 7년 안에 한국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모두 철폐하고 각종 법인세를 인하할 계획입니다.”

내달 1일 공식 발효되는 한·터키 FTA를 앞두고 서울 서빙고동 주한 터키대사관에서 만난 무스타파 나지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사진)는 “현재 70억달러인 한국과 터키의 무역 규모가 2~3년 내 10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터키의 견고한 경제성장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대륙을 잇는 지리적 이점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유럽 경제 위기에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왔다. 2002~2011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률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1년 10.2%에서 지난해 8.2%로 크게 떨어졌고 올해는 7.6%, 내년에는 7%까지 하락할 것으로 EU는 전망했다.

터키 정부는 최근 2023년까지 5000억달러 수출, 1조1000억달러 무역 규모를 달성하고 세계 수출액의 1.5%를 점유해 톱10 경제 대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돈을 쏟아붓고 있다. 사르바쉬 대사는 “2011년 터키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59억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75.7% 증가했다”며 “2023년에는 800억달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현재 법인세 20%, 개인소득세 15~35%, 부가가치세 1~18%를 책정하고 있으나 투자 규모에 따라 55~90%까지 세금 감면을 해줄 계획이다. 사르바쉬 대사는 “특히 터키의 제조업과 건설 부문은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부문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년 새 터키 정부가 아프리카 10개 지역에 대사를 새로 파견한 것을 예로 들며 “한국 기업의 진출이 쉽지 않았던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나가는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인구 7000만명(유럽 인구 수 기준 2위)을 지닌 거대한 내수 시장이라는 것과 세계 6위의 관광 대국이라는 점도 터키의 매력이다. 사르바쉬 대사는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인 한국과 서쪽 끝인 터키는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데도 유럽을 통해 높은 관세를 내며 무역을 해왔다”며 “이번 FTA 발효를 통해 경제적, 문화적으로 더 끈끈한 동맹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르바쉬 대사는 FTA 발효를 기념해 5월 중순 이스탄불에서 ‘유레카데이 2013’을 연다. 우리나라와 유럽 기업, 기관의 기술협력 사업을 연결해주는 행사다. 또 8월 말 이스탄불에서 경주 세계문화 엑스포를 열어 23일 동안 한국문화를 터키에 알리는 행사도 준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