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용 앱, 문자시장 급속 잠식
‘왓츠앱’(사진) ‘아이메시지’ 등 대화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동통신업계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문자메시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통신·미디어 전문 컨설팅회사인 인포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화용 앱을 이용한 하루 메시지 전송 건수가 작년 말 문자메시지 전송 건수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대화용 앱이 이제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인포마는 올해 대화용 앱을 이용한 메시지 전송 건수가 문자메시지 전송 건수의 두 배가 넘는 410억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문자메시지 시장에서만 12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이동통신업계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인포마는 내다봤다. 특히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동영상, 인터넷을 통한 음성통화 서비스 등 통신업계의 핵심 사업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변화는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 네덜란드 같은 나라의 이동통신사업자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은 문자메시지로 인한 수익이 2007년 11억유로에 달했으나 2011년에는 7억5850만유로로 줄었다. 전송량도 2007년 95억건에서 2011년에는 74억건으로 떨어졌다.

5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대화용 앱 ‘킥(Kik)’의 테드 리빙스턴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는 사람들이 휴대폰 데이터 요금제를 바꿀 때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반드시 없애는 항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빙스턴은 “만약 내가 똑같은 상품을 놓고 하나는 무료인데 하나는 돈을 내야 한다면 당연히 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