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28일 노스텍사스 슛아웃 3라운드 3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인비가 28일 노스텍사스 슛아웃 3라운드 3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주 퍼팅 그립을 바꾼 최나연이 최종일 가장 강력한 우승 라이벌이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가 미국 LPGA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달러) 3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뒤 이같이 말했다.

박인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CC(파71·64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합계 9언더파 204타가 된 박인비는 단독 선두인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포진했다.

올해 2승을 거둔 박인비는 이날 1번홀(파4)을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3번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특히 후반 들어 박인비 특유의 5~6m 중거리 버디 퍼팅이 홀에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버디 4개를 보태 상승세를 탔다. 박인비는 “아침에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든 하루를 예상했지만 다행히 경기가 시작된 뒤 바람이 잦아들었다”며 “퍼트나 다른 샷들이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평가했다. 박인비는 “최종일 ‘절친’ 최나연이 강력한 우승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최나연이 퍼팅으로 고생하다가 지난주부터 퍼팅 그립을 바꾼 뒤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나연(26·SK텔레콤)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며 합계 8언더파 205타를 기록, 전날 공동 11위에서 단독 4위로 순위를 높였다. 최나연은 “지난주부터 캐디를 바꿨는데 그린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 많은 도움이 됐다”며 “최근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져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 캐디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최나연은 지난주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 3라운드부터 10년 넘게 사용해오던 퍼팅 그립을 바꾸면서 3,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최나연은 오른손이 아래에 위치하는 전통적인 그립을 해왔으나 반대로 왼손이 아래로 가는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바꿨다. 이 그립은 퍼팅 도중 손목을 덜 쓰게 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박인비도 이 퍼팅 그립을 하고 있다.

최나연은 “팬들이나 한국 언론에서는 항상 세계랭킹 1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고 성적에 대한 부담이 생긴 이유를 밝혔다.

이지영(볼빅)과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이 합계 6언더파로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 카린 이셰르(프랑스)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박인비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합계 2언더파 공동 26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