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7일 열린 ‘인케 상반기 정기 비즈니스 상담회’ 폐막식에서 이민화 KAIST 교수(앞줄 왼쪽 네 번째), 홍병철 인케 회장(다섯 번째),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일곱 번째)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제공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7일 열린 ‘인케 상반기 정기 비즈니스 상담회’ 폐막식에서 이민화 KAIST 교수(앞줄 왼쪽 네 번째), 홍병철 인케 회장(다섯 번째),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일곱 번째)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제공
전 세계 한인 벤처기업인의 모임인 인케(INKE·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가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인케 스프링’(상반기 정기 비즈니스 상담회) 폐막식을 열고 3박4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행사에는 인케 회원과 한국 중소·벤처기업인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현지 정부와 기업·벤처캐피털 관계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남미시장 가능성 봤다”

인케 설립 14년 만에 처음 남미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10여개 국내 중기·벤처기업이 현지 기업들과 즉석에서 수출 가계약을 체결하는 등 풍성한 성과를 냈다. 차량용 블랙박스를 제조하는 캠시스는 지난 25일 현지 보안업체에서 120억원 규모의 주문을 받은 데 이어 26일과 27일에도 다른 기업들로부터 추가 주문을 받았다.

배관설비를 만드는 플로우테크, 블루투스 스피커와 휴대폰을 제조하는 테크노니아, 관절보호대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네오메드 등도 페루, 아르헨티나의 거래 희망 업체를 각각 2~3곳 만났다. 성원용 테크노니아 사장은 “최소 주문 수량만 조정해주면 바로 주문을 내겠다는 기업이 3곳이나 된다”며 “가능성을 본 만큼 앞으로 열심히 남미 시장을 뚫겠다”고 말했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이번 행사가 한국 중기·벤처기업들이 남미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신호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미는 먼 거리와 정정 불안,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큰 미(未)개척 지역인 데다 일단 진입만 하면 성공 가능성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나라별 맞춤 진출 필요

행사를 주관한 오동희 인케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부장(남미지역 본부장)은 “남미에서는 치안과 관련된 보안 제품, 자동차·농기계·전자 부품 등이 수출 유망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11명의 인케 남미지역 지부장들은 지역별 유망 아이템으로 △칠레 건자재 △브라질 자동차 부품 및 건축용 중장비 △아르헨티나 식품가공 및 농기계 △페루 산업용 로봇과 의료기기 △에콰도르 안경테와 순간온수기 등을 꼽았다.

황보덕 상파울루(브라질) 지부장은 “브라질에 한국 자동차가 본격 보급된 지 4~5년이 됐는데 열악한 도로 상황 때문에 유지 보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자동차 수리와 관련된 부품 및 인력이 온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철 산티아고(칠레) 지부장은 “이건산업은 1993년 칠레 합판공장에 600만달러를 투자해 여기서 지금은 연간 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의 사양산업이 남미에선 연간 15%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효자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