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추천요리] 스테파노 디 살보의 해산물 수프 '칼다로'
“이탈리아 마레마 토스카나 지방은 부산처럼 바다가 인접해 있어서 해산물이 풍부합니다. 지중해에서 갓 잡은 해산물에 뜨거운 태양 아래 자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더해지면 자연 그대로의 깊은 맛이 납니다.”

파크하얏트 부산(busan.park.hyatt.kr)의 스테파노 디 살보 셰프(사진)는 이탈리아 출신 요리 명장이다. 서울의 그랜드하얏트에서 명성을 쌓아온 그가 부산에 내려온 이유도 자신의 고향마을 토스카나와 부산이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그가 추천한 요리는 작은 어촌의 전통음식인 해산물 수프 칼다로. 원래 칼다로는 이탈리아 지방 트롤어선 선원들이 항해 중에 먹던 음식이었다. 고향에 살던 시절 어부였던 친구를 통해 칼다로를 접한 디 살보 셰프는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새로운 칼다로 요리를 개발했다.

생선과 작은 게, 새우머리를 이용해 수프의 기본 재료를 준비하고 이들을 샬롯(백합과 식물), 마늘, 부추, 샐러리, 토마토, 감자와 함께 요리한다. 이 모든 재료를 약한 불에 몇 시간 동안 끓여 체에 거르면 매우 풍미있는 요리 베이스가 된다. 칼다로는 어떤 생선을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선 고르는 일부터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디 살보 셰프는 아귀 혹은 볼락, 대구 등의 흰살 생선을 주로 사용하며 여기에 새우, 부드러운 오징어, 조개, 홍합 등을 곁들인다.
해산물 수프 ‘칼다로’
해산물 수프 ‘칼다로’

미리 만들어놓은 베이스에 칠리와 체리 토마토를 넣고 이 모든 재료를 약한 불에 익힌 후 신선한 바질, 파슬리, 사워도(빵을 만들 때 필요한 반죽), 마늘 크루통(수프에 띄우는 튀긴 빵조각)을 얹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 마무리한다.

“해산물 수프는 내가 가장 즐겨 만드는 시그니처(정서와 의식이 담겨진) 요리입니다. 이 요리를 사랑하는 이유는 매우 역동적이기 때문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생선을 활용해 수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칼다로라 해도 식감이 전혀 다른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어 항상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죠.”

디 살보 셰프의 요리는 단순함이 특징이다. 언제나 제철 재료만 고집하는 그의 철학은 가장 신선한 최고의 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게 해주는 것.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싱싱한 해산물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갈치시장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풍부하고 조화로운 맛을 원하는 이들에게 해산물 수프를 꼭 추천하고 싶다”는 그는 요즘 한국 음식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파크하얏트 서울의 주방을 5년간 이끌다 지난해 10월 부산에 온 그는 “현지인이나 외국에서 온 손님 모두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철학으로 파크하얏트 부산의 주방을 지키고 있다.

최병일 <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