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종 대장주 포스코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개별 기준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실적은 추정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주력 사업인 철강 사업은 원가 하락으로 이익이 개선세를 나타냈지만 일부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조5820억원, 영업이익 7170억원, 순이익 292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순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3%, 47%씩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23% 증가했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시장 예상치(에프앤가이드 기준 컨센서스 8270억원)를 13% 넘게 하회한 성적이다. 개별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54% 증가한 5814억원을 기록해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예상치 하회는 포스코에너지와 대우인터내셔널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원재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상승했으나 전력판매가격이 하락해 영업이익이 41% 줄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수출 부진에 따른 상사 부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21% 감소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170억원으로 당사 추정치 7980억원과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8270억원을 각각 10.1%, 13.3%씩 하회했다"며 "주력 사업인 철강 부분의 이익이 의미 있게 증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연속 2분기의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적 개선이 '원재료 가격 하락에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업황 개선과는 거리감이 있어 질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2분기는 철강 산업의 성수기이지만 최근 철강 가격 추이, 중국의 높은 유통 재고 수준, 원재료 가격의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성수기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품가격 상승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지는 지 여부가 실적 개선 폭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기현 센터장은 "2분기에도 1분기의 성장 분위기를 이어나갈 전망이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전 등 일부 내수부문 관련 제품가격이 인상되더라도 2분기 중 탄소강 평균판매가격(ASP)은 직전 분기 대비 1만5000원 가량 오르고 롤마진은 t당 5000원 수준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가격은 상승할 전망이지만 내수가격은 자동차나 조선의 경우 인상 반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동아시아 철강시황 약세 전환과 자동차·가전·조선 등 국내 전방산업의 더딘 회복으로 제품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가 일괄적 가격 인상보다는 각 수요사마다 개별적 대응을 통해 최대한 가격인상을 시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포스코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810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36% 늘어난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 실적보다는 23% 감소한 규모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