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형주 주가가 '오버슈팅(과열)'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요 중소형주 펀드가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대표 펀드인 '현대인베스트먼트 로우 프라이스'의 종목 편입기준 절대가격을 기존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6.87%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펀드 운용시 상장 종목의 절대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다. 하지만 이 펀드는 최근 중소형주 가격이 너무 오르자 투자에 좀더 여유를 뒀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측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때에는 투자 매력이 있는 중소형주들이 수두룩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중소형주가 최근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운용시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편입기준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운용사는 "특히 은행이나 보험, 증권주 주가가 1만5000원~2만5000원 사이에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중소형주 펀드의 대표주자인 'KB중소형포커스'는 이번주부터 펀드 판매를 잠정 중단(소프트클로징)했다. 중소형주 펀드 성격상 운용 규모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편입 종목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주의 주가가 크게 뛰다보니 투자할 종목이 마땅치 않은 반면, 관련 펀드에 자금은 계속 유입됐다"며 "몸집이 커진 펀드가 수익률도 꺾이자 판매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중소형포커스'는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1위(36.15%)를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 전날까지 수익률은 8.93%에 그치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9.72%)에 다소 못미치다 보니 기존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택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중소형주를 내다팔고 있다.

이 부사장은 "중소형주가 크게 올라 가치 투자자 입장에서는 팔아야 한다고 본다"며 "이미 수익이 난 중소형주 비중을 큰 폭으로 줄이고 저평가 된 대형주의 투자 비중을 8%에서 최근 50%까지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중소형주의 과열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만 투자처로는 아직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경기민감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성장성과 실적 모멘텀(동력)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로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또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며 "현재 중소형주 과열 현상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 랠리 현상이 예상보다 좀더 오래갈 수 있다"며 "다만 바이오나 제약 등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은 피하고,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은 감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