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버블 예찬론..거품의 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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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은 사실 금융시장에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금융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것은 현실과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만은 버블 예찬론을 펼치고 싶다.
버블, 우리말로 거품은 사전적으로 `액체가 기체를 머금고 부풀어서 생긴, 속이 빈 방울`을 이르는 말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경제나 금융분야에서는 `현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생겨 껍데기만 있고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조금만 우리 실생활로 들어가 보자.
거품없는 맥주를 생각해 봤는가?
맥주 예찬론자들은 맥주를 따랐을 때 올라오는 기포에서 형성되는 부드러운 거품을 사랑한다.
이 거품은 맥주의 첫 모금을 들이킬 때 쌉쌀한 부드러움으로 연이어 들어올 상쾌함을 배가시켜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맥주 거품의 진정한 역할은 맥주 컵 상층에 막을 형성해 탄산이 빠져나가는 걸 최대한 막아준다.
다시말해 너무 빨리 김빠진 맥주가 되지 않도록 맥주의 신선함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거품의 진정한 효용은 씻는데서 나타난다.
얼굴과 몸을 씻을 때 우리는 비누나 바디워셔 등의 거품을 사용한다.
결국 거품은 물에 씻겨 나가지만 하루 동안 우리 몸에 엉켜붙은 먼지와 떼를 같이 가지고 떠나간다.
우리나라의 모 전자회사가 세제를 바로 세탁기에 주입하는 것보다 거품을 일으켜 투입하면 세탁력이 더 높다는 점을 알아차려 이를 이용해 버블세탁기라는 제품을 내놔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우리는 거품의 또 다른 면을 읽는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레 버블 예찬론인가?
최근 셀트리온이 불러온 코스닥 시장의 가치 버블 논란 때문이다.
과연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라 불리는 주식들이 그만큼의 본질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는 의문인데...
기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폭탄 발언이 있던 날 트위터를 통해 에둘러 서 회장을 비판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과 20분 넘는 통화를 했다.
조 회장은 우리나라 대학생 벤처 1호를 탄생시킨 인물이자, 현재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과 코스닥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벤처 역사의 산증인이다.
서정진 회장의 폭탄 발언부터 그 뒷단에 존재할지도 모를 여러 가능성도 얘기 나눴지만 가장 공감이 갔던 얘기는 흔들리는 코스닥에 대한 것들이었다.
조 회장은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을 전제한 뒤 "미국 나스닥도 그렇지만 사실 적당한 버블도 있어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조 회장의 의견은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며 "그래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그는 "시장에서 그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벤처기업의 성공이 있을 수 없고,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도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의 IT 버블이 없었다면 NHN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또 엔터 버블이 없었다면 전세계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SM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나올 수 있었을까를 말이다.
물론 셀트리온이 이번에 불러온 또 다른 논란들은 다른 논점의 문제이니 여기선 논하지 않겠다.
사실 기자는 2008년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을 우회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시킨 이후 30분짜리 대담프로그램의 진행자와 출연자로 만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당시 덩치 큰 서 회장이 방송 카메라 앞에서 땀을 흘리며 기자에게도 낯선 바이오시밀러라는 단어와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사업 계획과 목표를 너무도 자신있게 쏟아내던 게 기억난다.
너무 자신있게 얘기해 이제 갓 시장에 그것도 뒷문(우회상장)으로 입성한 이 사람의 얘기를 믿어야 하나 약간의 의심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회장은 불과 5년여 기간 동안 셀트리온을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올려놓았고 의심어린 마음을 갖고 들었던 그의 사업 계획들을 대부분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그의 신화가 무너져가는 모습이 보인다.
수 많은 기준들이 셀트리온을 향해 있다. 물론 잘못된 게 있다면 바로잡는 게 맞다.
하지만 이 때문에 있어야할 거품마저 사라진다면 우리는 김빠진 맥주를, 얼룩이 지워지지 않은 옷을 입어야 할지도 모를일이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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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것은 현실과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만은 버블 예찬론을 펼치고 싶다.
버블, 우리말로 거품은 사전적으로 `액체가 기체를 머금고 부풀어서 생긴, 속이 빈 방울`을 이르는 말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경제나 금융분야에서는 `현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생겨 껍데기만 있고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조금만 우리 실생활로 들어가 보자.
거품없는 맥주를 생각해 봤는가?
맥주 예찬론자들은 맥주를 따랐을 때 올라오는 기포에서 형성되는 부드러운 거품을 사랑한다.
이 거품은 맥주의 첫 모금을 들이킬 때 쌉쌀한 부드러움으로 연이어 들어올 상쾌함을 배가시켜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맥주 거품의 진정한 역할은 맥주 컵 상층에 막을 형성해 탄산이 빠져나가는 걸 최대한 막아준다.
다시말해 너무 빨리 김빠진 맥주가 되지 않도록 맥주의 신선함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거품의 진정한 효용은 씻는데서 나타난다.
얼굴과 몸을 씻을 때 우리는 비누나 바디워셔 등의 거품을 사용한다.
결국 거품은 물에 씻겨 나가지만 하루 동안 우리 몸에 엉켜붙은 먼지와 떼를 같이 가지고 떠나간다.
우리나라의 모 전자회사가 세제를 바로 세탁기에 주입하는 것보다 거품을 일으켜 투입하면 세탁력이 더 높다는 점을 알아차려 이를 이용해 버블세탁기라는 제품을 내놔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우리는 거품의 또 다른 면을 읽는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레 버블 예찬론인가?
최근 셀트리온이 불러온 코스닥 시장의 가치 버블 논란 때문이다.
과연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라 불리는 주식들이 그만큼의 본질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는 의문인데...
기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폭탄 발언이 있던 날 트위터를 통해 에둘러 서 회장을 비판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과 20분 넘는 통화를 했다.
조 회장은 우리나라 대학생 벤처 1호를 탄생시킨 인물이자, 현재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과 코스닥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벤처 역사의 산증인이다.
서정진 회장의 폭탄 발언부터 그 뒷단에 존재할지도 모를 여러 가능성도 얘기 나눴지만 가장 공감이 갔던 얘기는 흔들리는 코스닥에 대한 것들이었다.
조 회장은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을 전제한 뒤 "미국 나스닥도 그렇지만 사실 적당한 버블도 있어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조 회장의 의견은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며 "그래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그는 "시장에서 그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벤처기업의 성공이 있을 수 없고,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도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의 IT 버블이 없었다면 NHN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또 엔터 버블이 없었다면 전세계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SM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나올 수 있었을까를 말이다.
물론 셀트리온이 이번에 불러온 또 다른 논란들은 다른 논점의 문제이니 여기선 논하지 않겠다.
사실 기자는 2008년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을 우회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시킨 이후 30분짜리 대담프로그램의 진행자와 출연자로 만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당시 덩치 큰 서 회장이 방송 카메라 앞에서 땀을 흘리며 기자에게도 낯선 바이오시밀러라는 단어와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사업 계획과 목표를 너무도 자신있게 쏟아내던 게 기억난다.
너무 자신있게 얘기해 이제 갓 시장에 그것도 뒷문(우회상장)으로 입성한 이 사람의 얘기를 믿어야 하나 약간의 의심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회장은 불과 5년여 기간 동안 셀트리온을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올려놓았고 의심어린 마음을 갖고 들었던 그의 사업 계획들을 대부분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그의 신화가 무너져가는 모습이 보인다.
수 많은 기준들이 셀트리온을 향해 있다. 물론 잘못된 게 있다면 바로잡는 게 맞다.
하지만 이 때문에 있어야할 거품마저 사라진다면 우리는 김빠진 맥주를, 얼룩이 지워지지 않은 옷을 입어야 할지도 모를일이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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