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된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 사건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19)가 의식을 다소 회복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체포 과정에서 목을 다쳐 말은 하지 못하고 필답으로 수사에 응하고 있다. 조하르는 지난 15일 보스턴 마라톤대회 결승선에 2개의 폭발물을 설치한 두 형제 테러리스트 중 동생이다. 형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는 경찰과의 총격전 과정에서 19일 숨졌다.

수사당국은 이제 범행 동기와 배후 세력이 있는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FBI가 차르나예프 형제와 연계된 테러리스트 12명을 추적, 그중 3명을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테러에 쓰인 폭발 장치 제조법은 구글에서 얻을 수 있는 손쉬운 정보가 아니다”며 “차르나예프 형제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도가 사실로 밝혀지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각종 테러를 지원하는 이른바 ‘휴면세포’ 조직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도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CCTV라는 평가가 나온다. FBI가 사고 현장과 가까운 백화점 CCTV를 통해 테러 발생 사흘 만에 용의자를 포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