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고도 비만을 포함한 복강경 수술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출 생각입니다. 그 시기를 적어도 3년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정일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원장(55·사진)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병원 발전 로드맵을 이같이 밝혔다.

문 원장은 개원 77년을 맞는 여의도성모병원 역사상 가장 카리스마 있는 병원장으로 통한다. 서울성모병원으로 움츠러든 여의도성모병원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가톨릭의대 역사상 유례 없는 대규모 리모델링 작업을 진두지휘한 지 3년6개월, 공사비만 무려 450억원이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새로 도입한 첨단 의료장비 가격을 모두 포함하면 800억원대의 초대형 공사였다. 가히 대형 병원 하나를 새로 짓는 비용이 들어간 셈이다. 문 원장은 이 과정에서 병원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모두 뜯어 고쳤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남들이 봐서 욕하는 것을 모두 바꿨다. 환자와 고객의 눈으로 볼 때 문제가 되는 것을 싹 뜯어 고치지 않으면 어떻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문 원장이 구상하는 여의도성모병원의 발전상은 고도 비만을 포함한 복강경 메카 추진,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건강검진 프로그램 개발, 환자 서비스 극대화 등으로 요약된다.

병원의 ‘히든카드’인 복강경센터는 3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수술실 등의 리모델링을 마무리한 상태다. 새로 바뀐 수술실에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가 가능한 공간도 마련했다. 복강경 수술을 잘하는 의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끌어올 생각이다. 철저히 내실을 갖추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요, 여의도성모병원의 미래상이다. 문 원장은 “복강경센터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할 생각이다. 규모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병원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프로그램 다양화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계획이다. 30~40대 초반과 노인 인구가 많고, 사무실이 몰려 있는 지역적 특성을 건강검진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문 원장은 “건강검진에 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안과 특수 건강검진 등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직업군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예컨대 여의도 특성을 고려한 안센터, 척추센터, 소화기센터 등의 테마 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성모병원이 대학병원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확고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의 환자 친화적 구상에 따라 병원은 현재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발레파킹(무료 대리주차 서비스)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여의도성모병원을 찾는 환자 및 고객의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인 주차시설 부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다.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문 원장은 “그동안 리모델링 공사에 따른 환자 감소 우려가 컸지만, 하루 평균 외래환자가 2400여명에 달하는 등 큰 손실이 없었다”며 “앞으로 여의도성모병원은 가톨릭 기관으로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고객 중심 시스템을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다. 가장 가톨릭다운 병원이면서, 환자 친화적이고 서비스가 좋은 병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며 웃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