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을 넘은 택시를 노리고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돈을 받아 가로챈 10대 청소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중앙선을 넘은 택시만을 골라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합의금이나 보험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 등)로 박모군(16) 등 10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박군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 중순까지 서울 용산구·종로구·마포구 일대의 좁은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중앙선을 넘은 택시를 발견하면 고의로 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44차례에 걸쳐 접촉사고를 내고 합의금 또는 보험금으로 명목으로 총 1억12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종로3가역, 숙명여대 부근 등 편도 1차로를 오가는 택시가 주ㆍ정차한 차량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일이 잦다는 점을 노려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서로 알고 지내던 동네 선후배 사이로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 1~2월 걸쳐 서울 낙원동 인근에서 발생한 3건의 교통사고의 유형과 운전자의 연령대가 비슷한 점을 확인, 보험사기를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해 박군 등의 범행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교통사고의 경우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과 보험회사 등과 협조해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는 보험사기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