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판도라·곰 TV…서비스 개편으로 반격나서
◆유튜브, 동영상시장 독점 심화
온라인사이트 시장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의 지난 2월 한 달간 페이지뷰는 2억1934만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억6564만건)에 비해 32.4% 늘었다.
반면 2위 업체인 아프리카TV는 이 기간에 33.3%(1억1407만건7608만건) 줄었다. 3위인 판도라TV도 10.3%(3777만건3387만건) 감소했고 4위 엠군 역시 31.2% (1003만건690만건) 줄었다. 유튜브가 블랙홀처럼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의 경쟁력은 인기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2월부터 SBS KBS MBC 등과 제휴해 예능과 드라마 서비스를 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음악기획사와도 손잡고 소속 가수들의 공연 영상과 인터뷰를 내보내고 있다.
올 들어서도 유튜브는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와 함께 인디음악 전문 채널을 유튜브 안에 개설했다. EBS와는 교육 다큐멘터리 어학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휴를 맺었다.
유튜브는 네이버와 아프리카TV가 주도해 온 프로야구에도 뛰어들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스포츠 전문 케이블TV ‘스포TV’를 유튜브 안에 개설, 프로야구 전 경기를 고화질(HD)로 중계하기로 했다. 프로야구 시청자 수는 지난해 4억4700만명에 달할 만큼 큰 시장이다.
◆콘텐츠 제공업체들 몰려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유튜브로 몰려드는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취미로 만드는 동영상 콘텐츠(UCC)만으로는 광고주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전문 방송사와 음악채널 콘텐츠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박성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융합정책연구부장은 “유튜브가 주로 갖고 있는 UCC는 광고주의 눈높이를 맞추기에 부족함이 많았다”며 “광고 수주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시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유튜브가 세계 수억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수익 배분 모델이 잘 갖춰져 있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튜브에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시청자 쏠림이 나타나고, 이것이 더 많은 콘텐츠를 끌어들여 더 큰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국내 업체들 반격 시도
유튜브에 밀린 국내 동영상 서비스업체들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개인방송’과 ‘동영상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회사 이름을 아예 ‘아프리카TV’로 바꿨다. 올 1월 설립한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그랙텍은 ‘곰TV 시즌2’를 선언했다. 유튜브처럼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소셜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그래텍 관계자는 “서비스 개편으로 국내 동영상 서비스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도라TV도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 2월 ‘젤리캠’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간편하게 편집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