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투·타 대결 7월·9월 두 차례 예정
워싱턴·토론토 등 신흥 강호로 급부상

'괴물'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추추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 두 한국인 투타 영웅이 활약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4월 1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대결을 시작으로 6개월간 장기레이스에 들어간다.

추신수가 속한 신시내티 레즈는 4월 2일 오전 5시 10분 홈구장인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다저스는 같은 시각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일합을 겨룬다.

MLB는 9월 30일까지 팀당 162경기씩 총 2천430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PS)에 출전하는 양대리그 10개 팀을 가린다.

각 리그 3개 지구 우승팀과 지구 우승팀을 제외한 리그 12개 팀 중 승률이 높은 와일드카드 1,2위 등 총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지난해까지 내셔널리그에 속한 휴스턴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이동해 양대리그는 각각 15개 팀으로 재편됐다.

'별들의 잔치'인 제84회 올스타전은 7월17일 뉴욕 메츠의 홈인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다.

포스트시즌은 10월 2일 막을 올리고, 양 리그 챔피언이 격돌하는 대망의 월드시리즈는 10월 24일 시작한다.

◇ 추신수·류현진, 가을 잔치 향해 스타트 =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돼 대박 계약의 찬스를 맞는 추신수는 올 시즌 승부를 걸어야 한다.

우익수를 떠나 중견수에 새 둥지를 튼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허리 통증으로 몇 경기 결장하기도 했으나 그는 26일 현재 타율 0.333(33타수 11안타)에 도루 3개를 기록하며 타선의 첨병으로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출루율 0.389, 장타율 0.455 수치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2011년 왼손 투수가 던진 볼에 맞아 왼손 엄지를 다친 뒤 트라우마로 고생한 추신수는 정신과 상담까지 받는 등 좌완 공략에 자신감을 찾고자 애를 썼다.

그 결과 올해 시범경기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500(8타수 4안타)을 기록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파워와 정확성, 주루 센스까지 겸비한 추신수는 "출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기보다 클리블랜드에서처럼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내 스타일대로 신시내티에서도 밀고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꿰찬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2승 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 발을 디딘 생소한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류현진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7로 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28)보다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실점하고도 마운드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 류현진의 강심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직구 구속이 점차 오르고 체인지업, 커브의 각도도 살아나고 있어 정규리그 개막과 함께 '코리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29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 선발 등판하는 류현진은 선발진의 상황에 따라 개막부터 커쇼에 이어 2선발로 뛸 수도 있다.

체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류현진이 부상을 피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간다면 올해 목표로 내세운 두자릿수 승리, 2점대 평균자책점, 신인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신수와 류현진의 한국인 투타 대결은 올해 7월26∼29일(다저스타디움), 9월7∼9일(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 두 차례 벌어진다.

◇ 내셔널리그(NL) '다저스 한(恨)풀이냐 워싱턴 초강세냐' = 엄청난 거액을 투자해 호화군단으로 거듭난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도전한다.

스토브리그에 우완 잭 그레인키(6년 1억4천700만 달러), 류현진(6년 3천600만 달러)을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한 다저스는 맷 켐프, 앤드리 이디어, 애드리안 곤살레스, 칼 크로퍼드 등 핵타선으로 무장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챔피언을 노린다.

그러나 모래알 조직력과 톱타자 부재라는 약점 탓에 다저스는 시즌 전 미국 언론의 예상에서 30개 구단 중 5∼8위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은 최근 펴낸 '매거진'에서 밝힌 지구별 예상 순위에서 다저스를 서부지구 1위에 올려놨다.

주포 곤살레스가 생애 최다인 130타점을 올리고, 에이스 커쇼와 그레인키 원 투 펀치가 42승을 합작한다면 다저스가 정규리그에서 최대 98승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작년 98승 64패라는 높은 승률로 동부지구 타이틀을 안은 워싱턴 내셔널스는 투타에서 가장 균형을 이룬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올해에도 초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워싱턴의 최대 강점은 지오 곤살레스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이끄는 선발 마운드다.

둘 다 20승 이상 올릴만한 좌·우 에이스다.

작년 뉴욕 양키스에서 42세이브를 올리고 워싱턴으로 이적한 라파엘 소리아노가 뒷문을 잠그는 불펜도 최강이라는 평가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59의 불꽃타를 터뜨리는 브라이스 하퍼를 축으로 애덤 라로쉬, 이언 데스먼드, 라이언 짐머맨이 이끄는 타선도 건재하다.

중부지구는 신시내티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접전 양상이다.

세인트루이스는 베테랑 카를로스 벨트란, 맷 할러데이, 야디에르 몰리나가 이끄는 타선에서 높은 점수를 땄다.

신시내티는 주포 조이 보토의 무릎 상태, 마무리에서 선발로 돌아선 강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의 성공 여부에 따라 성적에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 아메리칸리그(AL) '토론토·디트로이트·에인절스 득세' = ESPN은 AL 동부지구 1위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만년 중하위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꼽았다.

토론토는 스토브리그에서 마이애미 말린스, 뉴욕 메츠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마운드를 대폭 보강했다.

작년 NL 사이영상 수상자인 R.A 디키를 비롯해 마크 벌리, 조시 존슨을 영입해 똘똘한 3인 선발 체제를 갖췄다.

또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겸비한 호세 레예스와 중장거리포 멜키 카브레라를 품에 안아 중심 타자 호세 바티스타와의 앙상블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캡틴' 데릭 지터의 발목 부상, 주포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엉덩이 수술로 타선이 공백이 생긴 양키스와 팀 재건 작업이 더딘 보스턴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2012년 AL 챔피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타격 3관왕 미겔 카브레라,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를 앞세워 올해에도 중부지구 타이틀을 여유 있게 지킬 것으로 보인다.

'왕자' 프린스 필더, 쟈니 페랄타, 빅토르 마르티네스가 힘을 보태는 강타선과 벌랜더, 더그 피스터, 릭 포셀로, 왼팔 드루 스마일리가 이끄는 선발 마운드는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맹주로 다저스와 함께 높은 평가를 받는 에인절스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서부지구 정상에 오를 공산이 크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조시 해밀턴, 앨버트 푸홀스 좌우 쌍포에 톱타자이자 해결사로 든든한 마이크 트라우트까지 쉬어갈 틈 없는 막강 타선이 에인절스의 최대 무기다.

ESPN은 오클랜드, 텍사스가 AL 와일드카드를 따내고 서부지구에서만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