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이 올 들어 두 달 동안 작년 같은 기간보다 6조8000억원 줄었다고 한다. 2011년 말일이 공휴일이어서 그해 냈어야 할 3조2000억원이 작년 1월로 이월납부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3조6000억원이 덜 걷혔다. 지난해 국세수입(203조원)이 8년 만에 처음으로 목표치(205조8000억원)에 미달하더니, 해를 넘겨서도 세수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 국세수입 목표를 정할 때 경제성장률 4.0%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세수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부는 작년 말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3.0%로 낮춘 데 이어 조만간 2%대로 다시 떨어뜨릴 계획이다. 게다가 경제성장률이 7분기 연속 0%(전분기 대비)대에 머물며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세수입의 70%가량은 소득세 법인세 등 경기와 밀접한 세금이어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경우 세수가 2조원가량 줄어든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추정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국세수입 목표(216조4000억원) 달성은 요원하다는 결론이다.

문제는 세금이 안 걷히는데 복지수요는 더 커졌다는 점이다.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이 시작되는 등 돈이 추가로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일선 세무서들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탈세를 발본색원하겠다며 조사인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사가 안 되는데 세금이 잘 걷힌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곳곳에서 비명소리만 들릴 것이다. 결국 해결책은 성장에서 찾아야 한다. 성장을 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소득도 늘어,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정책이 경기를 살리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죽이는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가 일제히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순환출자 금지 등 손으로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다. 기업이 신이 나야 경제가 산다. 경기가 바닥을 기는 마당에 기업 의욕은 다 꺾어놓고 창조경제니 뭐니 떠들어봐야 다 공허한 울림일 뿐이다. 성장이 무너지면 일자리도, 복지도, 세수도 다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