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방범용 폐쇄회로TV(CCTV) 10대 중 6대가 자동차 번호판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성능이 떨어지는 저화질로 나타났다. CCTV가 범죄 예방에 필요한 장소에 배치되지 않았거나 배치됐더라도 화질이 떨어져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의 방범용 CCTV는 지난해 말 기준 총 6만4596대로 이 중 통상 저화질로 분류되는 41만화소 이하가 58%(3만7524대)에 달했다. 41만화소 CCTV의 경우 경찰이 범인의 용모나 복장, 도주로 정도를 대략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되지만 차량 번호판을 식별할 수 없을 만큼 정밀성이 떨어져 직접 증거로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CCTV를 설치·관리하는 지자체들은 예산 문제로 가급적 대수만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 서울에서는 7043곳에 1만1459대가 설치돼 있지만 모니터 요원은 경찰 87명과 구청 공무원 189명뿐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