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국회의원 시절) 모은 후원금이 여야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회의원 중에 112위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12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현황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지난해 12월10일까지 1억7554만원을 모았다. 박 대통령에게 후원한 고액 후원자(연간 300만원 초과) 18명에는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500만원), 조카 한유진 씨(500만원) 등이 포함됐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1억7479만원을 모아 116위였다.

19대 국회의원 298명이 지난해 후원회를 통해 모은 총 후원금은 449억1466만원, 평균액은 1억5072만원이다. 의원 300명 중 후원회를 두지 않은 김영주(새누리) 최민희(민주) 의원은 명단에서 빠졌다. 연간 후원금 한도는 1억5000만원이지만 선거가 있는 해는 두 배인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모금액 상위 20위 안에 새누리당에선 김재경 김정훈 정병국 이완영 안홍준 유승민 의원 등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상위 1~3위는 민주당의 박지원 유성엽 김동철 의원이 차지했다.

모금액이 적은 20인에는 새누리당 8명, 민주당 7명, 통합진보당 2명 등이 포함됐다. 현영희 무소속 의원의 후원금은 ‘0원’이었다. 재력가인 정몽준 의원은 1693만원을 모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민주당 이해찬(500만원) 한명숙(2390만원) 의원도 하위권이었다.


여야 지도부 가운데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2억3964만원)와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2억9992만원)가 비교적 많은 후원금을 거뒀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2억3532만원을 모았다.

국회부의장인 박병석(민주) 이병석(새누리) 의원은 각각 3억132만원, 2억6167만원을 신고한 반면 강창희 국회의장은 5966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편 고액 후원자의 경우 이름, 생년월일, 주소 등 인적사항을 밝혀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적지 않은 ‘묻지마 기부’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후원자의 총 기부 횟수인 3296건 가운데 직업을 밝히지 않은 경우는 138건이었다. 직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회사원이라고 적은 경우는 837건에 달했고, 자영업이라는 표현도 780건이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