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으름장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어제는 남북불가침에 관한 기존 합의를 모두 폐기하는 것은 물론 비핵화에 합의한 1992년 남북공동선언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인민군 장성의 말을 인용해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들은 핵탄두들을 장착하고 대기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물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 채택에 반발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지금 북한 정권의 상황은 최악이다. 중국조차 이번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했다. 북한을 포기하고 한반도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소리가 중국 고위층에서도 흘러나온다. 대내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의식이 장마당 경제 등을 통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해외에 파견 한 북한 근로자만 6만명이다. 정보 유입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강제적 화폐교환이나 시장 제한 등은 주민들의 폭동만 야기할 뿐이다. 북한이 결국 벼랑 끝 전술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20년간 북한과의 대화가 결국 공수표가 되는 마당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의 햇볕정책은 북한 정권의 호전성만 키웠다. 북한 정권이 붕괴되기 이전에는 핵 포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북한의 위협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태도를 바꾸면 대화하겠다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 자체를 바꿀 계획을 세울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