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야오쉰과 맞대결

한국야구의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 여부가 왼손 투수 장원준(28·경찰야구단)의 어깨에 달렸다.

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5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릴 대만과의 대회 1라운드 B조 3차전 마지막 경기에 장원준을 선발 등판시킨다고 4일 예고했다.

대만과의 경기는 1라운드를 끝으로 귀국길에 오르느냐, 아니면 2라운드를 치르러 일본 도쿄로 향하느냐를 가를 중요한 한 판이다.

한국은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0-5로 완패한 뒤 4일 호주와 2차전을 6-0으로 승리해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대만을 반드시 꺾어야만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어 여전히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특히 5일 네덜란드-호주전에서 네덜란드가 B조 최약체로 꼽히는 호주를 잡는다면 한국은 대만에 6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한다.

장원준으로서는 대만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아 우리 타자들이 점수 차를 벌려나갈 수 있는 안정적인 발판을 놓아줘야 한다.

장원준은 대표팀 예비 명단에 들어 있던 왼손 투수 봉중근(LG)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왼손 투수다.

2011시즌을 마치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경찰청에 입단했다.

지난해에는 2군리그인 퓨처스리그에서 37경기에 출장, 6승4패 15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다만 다른 투수들에 비해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2007년 대만에서 열린 야구월드컵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를 기록한 것이 장원준의 유일한 국제대회 경험이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발 후보로 다섯 명 정도를 추렸는데 그 중 구위가 제일 좋았다"면서 "대만에도 왼손 타자가 많다고 들었다"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장원준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대만에는 외야수 저우쓰치, 내야수 린이취안과 궈옌원 등의 왼손 타자가 주전으로 활약한다.

대만은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는 양야오쉰(소프트뱅크)을 선발로 내세운다.

양야오쉰은 올 시즌까지만 소프트뱅크에서 뛰고 내년에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다.

지난달 소프트뱅크와 1년간 연봉 3천500만엔(약 4억2천만원)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받는 계약에 합의했다.

소프트뱅크 구단은 통산 5승5패, 평균자책점 3.08에 머문 양야오쉰에게 2년간 1억엔(12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액수를 제시했으나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이를 뿌리치고 1년 계약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0㎞에 이르지만 제구가 썩 좋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 호주와 1차전에서 7회 등판해 스테펀 웰치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기도 했다.

당시 1이닝 동안 삼진 두 개를 잡아냈다.

(타이중<대만>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