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 김종립)이 3일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브랜드를 망라한 ‘2013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로 15년째를 맞은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는 KMAC가 1998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브랜드 관리 모델이다. 대한민국 소비생활을 대표하는 각 산업군의 제품 및 서비스, 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측정하는 지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만 60세 미만 남녀 1만1000명을 대상으로 1 대 1 개별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소비재 82개, 내구재 44개, 서비스재 74개 등 모두 200개 산업군에 이른다.

소비재 부문에서는 부라보콘(아이스크림), 크로커다일레이디(여성 의류), 케토톱(붙이는 관절염 치료제), 해표(식용유), 정관장(건강식품), 락앤락(밀폐용기), ESSE(담배) 등이 선정됐다. 내구재 부문에서는 영창피아노(피아노),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 보일러), 에이스침대(침대), 신도리코(복사기) 등이 뽑혔다. 서비스재에선 눈높이(학습지), 신한카드(신용카드), 에스원 SECOM(방범보안 서비스), 신한금융그룹(금융지주(그룹)), 롯데월드(테마파크),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 CU(편의점), 하이마트(전자전문점), 금호고속(고속버스), G마켓(온라인 쇼핑몰) 등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델몬트(주스), SK EnClean(엔진오일), ZIC(엔진오일), 코웨이(정수기), 카니발R(RV), 한샘(주방용가구), 대한항공(항공사), emart(대형할인점), 삼성생명(생명보험), 삼성증권POP(증권), 하기스(기저귀), 금강(여성·남성 정장구두), KB국민은행 등 23개 브랜드는 1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1등 브랜드

1등 브랜드는 캐시카우(현금흐름 창출)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신사업 등 신규 투자의 발판을 제공해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 된다. 성공이 성장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1등 브랜드를 늘려가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갤럭시(스마트폰), 눈높이(학습지·유아교재), 영창피아노(피아노·디지털피아노), 에스원 SECOM(방범보안 서비스), 크로커다일레이디(여성 의류), 부라보콘(아이스크림), 에이스침대(침대), 신도리코(복사기), 락앤락(밀폐용기) 등이 주목받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소비시장을 강타했던 ‘개별 브랜드’의 시대가 가고 사업부 및 제품 카테고리에 기반한 ‘패밀리 브랜드’, ‘기업 브랜드’, ‘그룹 브랜드’에 의한 전사 차원의 브랜드 관리가 강해지는 추세다. 브랜드 구조상 보다 상위에 위치한 브랜드는 하위에 있는 브랜드를 보증하고, 하위에 위치한 브랜드는 신선함을 제공해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전사 차원에서 브랜드 구조 내 브랜드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이목을 끌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 롯데리아를 거느리고 있는 롯데그룹과 신한카드 등을 운영하는 신한금융그룹 등을 들 수 있다.

○마켓 3.0 시대, ‘착한 브랜드’로 지속 성장

올해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착한 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매출 신장,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성공적으로 실현한 브랜드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의 ‘착한 브랜드’로는 신한카드 아름인이 뽑혔다.

이 외에도 2008년부터 나눔 경영을 지속해온 귀뚜라미보일러를 비롯해 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해표 등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협력사 상생에 주력하는 정관장, 각 영업소 현장에서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금호고속, 해외 봉사단을 운영하는 G마켓 등도 착한 브랜드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브랜드들이다.

장기 불황과 저성장이 지속될수록 브랜드 지각 변동이 심하다는 것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다. 올해 조사 결과 총 20개 산업군에서 브랜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이다.

미쟝센(샴푸)처럼 역전에 성공한 경우는 장기간 브랜드 투자를 실시했고, CU(편의점)와 하이마트(전자전문점)처럼 연속 1위에 성공한 경우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유럽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실물경기 위축이 국내 기업과 브랜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캐시카우이자 미래 성장동력인 1등 브랜드 수를 늘려 미래에 대비하고, 마켓 3.0으로 마케팅 패러다임이 진화하는 요즘, ‘착한 브랜드’를 통한 지속 가능 성장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자세한 조사 결과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홈페이지(www.kmac.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