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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청와대 첫 회의 주제가 물가였다면 잘못 짚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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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어제 긴급 물가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농산물 비축물량 방출, 공공요금 추가 인상 억제와 함께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 담합, 편법 인상 등을 단속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민생물가 안정을 주문한 데 따른 긴급 후속조치들이다.

    정부는 민생안정을 위해 생활물가부터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MB정부가 고(高)물가로 비판받았던 것도 의식하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물가안정을 언급한 것은 국정 공백이 없게 하라는 당부의 뜻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경제현안 중 물가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4.0%에서 2012년에는 2.2%로 낮아졌고, 올 1월도 전년 동월 대비 1.5%, 전월 대비로는 0.6% 정도다. 배추 양파 등이 올랐다지만 계절적 요인이 강해 4월에는 다시 하락할 것이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도 그동안 억제했던 것이 현실화된 측면이 크다. 소고기와 삼겹살은 너무 떨어진 게 도리어 문제다.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물가를 잡겠다고 나설 때마다 항상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하필 박근혜 청와대 회의의 일성이 물가 관리인가. MB정부 때도 인위적인 기름값 억제로 그 소동이 일지 않았나. 그렇게 해서 물가가 잡히지도 않는다. 계절적 요인에 민감한 농산물은 더욱 그렇다. 정부가 호들갑을 떨수록 가격 왜곡은 더 심해졌다. 더욱이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지금은 인플레보다 디플레를 더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부동산가격 하락만 해도 그렇다. 저성장에 저물가까지 겹치는 것이 더 문제다. 첫 회의 의제가 물가였다는 것은 적지않이 실망스럽다. 청와대 참모진이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인도하면 곤란하다. 아무리 보여주기 회의라지만 정신 상태가 느슨하다는 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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