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은 27일 이탈리아 정국 불안감에 유로존 재정위기 상황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과거 유럽사태와 다르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5월 그리스가 연정구성에 실패하면서 2차 총선을 실시했을 당시에 비해 현재 이탈리아 총선 이후 정국의 위기 강도는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그리스의 경우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해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이탈까지 우려되는 처지였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마지노선(7%)을 넘나들며 위기감이 고조됐었다.

이와 비교해 최근 상황은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잇따라 국채발행에 성공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4~5%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유럽사태 당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OECD 유럽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개선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감이나 글로벌 각국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금리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주식시장의 중장기 상승추세를 위협하는 악재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탈리아의 정치불안 외에도 미국 시퀘스터 관련 정치권의 협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어 단기적으로는 조정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 경우에도 1980선대에서는 견고한 지지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