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판매한 펀드 수익률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두 가지 이유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각 금융회사의 시장 예측력과 펀드 분석 능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다음으로 금융회사들이 시장과 펀드에 대한 분석과 상관없이 계열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다. 계열사 이익을 위해 고객의 희생을 강요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각 금융회사의 판매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판매회사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이 펀드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을 것이란 가정은 ‘절반의 진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판매 펀드(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기준) 수익률 하위 10개 판매사 중 최근 3년간(2010년~2012년 10월)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전체 평균(45.51%)보다 높은 곳은 총 4곳이었다. 미래에셋증권(82.88%) 미래에셋생명(94.21%) 농협(61.21%) 하나은행(48.94%) 등이다. 반면 HSBC은행 외환은행 경남은행 SC은행 광주은행 등은 계열펀드 판매 비중이 ‘제로’인데도 수익률이 낮았다.

판매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판매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한국투자증권은 계열사 펀드 판매비중이 59.03%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계열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최근 3년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교보증권 한화생명 삼성생명도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신영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대우증권 등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도 낮고, 펀드 수익률도 좋은 그룹에 속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