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부자이며 오마하의 현인으로 존경받는 워런 버핏의 자서전 ‘스노볼’이 출간되었을 때 서둘러 구입해서 읽었다. 스노볼은 1권과 2권을 합쳐 20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읽는 사람의 인내력을 테스트한다. 인내심을 발휘해 이 책을 읽은 것은 부자들이 존경받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미국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워런 버핏이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그 많은 돈을 앞으로 어떻게 쓰려고 하기에 존경을 받는가 하는 것이었다.

버핏은 6세 때부터 새벽에 신문 돌리는 일을 시작해 대학생 때까지 계속하며 돈을 어떻게 벌 수 있는지를 터득했다. 조그마한 눈 뭉치를 언덕에서 굴려 내리면 저절로 커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복리의 비밀이다. 일정한 금액을 저축하면 시간이 도와 저절로 돈이 늘어나는 비밀을 알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난 것, 다음은 자신이 1930년에 태어난 것, 끝으로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여기고 감사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이라는 공간(空間)에 태어나서 지난 50여년 동안 투자자로서 성공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태어난 시기가 대공황 이후 미국 경제가 계속 발전하는 기간이었던 시간(時間)에 감사하고,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人間)들의 도움에 감사했다. 자신을 성공할 수 있게 한 공간, 시간, 인간 즉 3간(間)에 감사해서 부의 85%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존경을 받게 되었다. 본인이 설립한 재단이 있음에도 자기보다 돈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곳이 빌 게이츠와 그 부인 멀린다 게이츠가 만든 재단이라고 판단해 그곳에 기부한 것이다.

이런 기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말이 정말로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버핏은 금융인들의 로망인 뉴욕 금융 1번지를 마다하고 고향인 네브래스카 주의 오마하라는 공간에 머물며 조그마한 도시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자식들에게는 나중에 50만달러만 주겠다고 했다. 그는 평생 무료 식권에 해당하는 큰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자식들을 나태하게 할 것이라며 그런 결정을 한 것이다. 버핏처럼 우리가 태어난 대한민국이라는 공간과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회사라는 공간에 감사하고, 현재 일하고 있는 지금이라는 시간에 감사하고,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와 상사에게 감사하자. 감사의 씨앗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정기예금처럼 행복이 복리로 불어나게 된다.

제갈 정웅 < 대림대 총장·시인 gratitudeal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