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1979년 본에서 개최한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라인강의 홍수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박람회장으로 조성된 100㏊는 상습 범람지역으로 농지기능이 상실된 곳이었다. 독일은 이곳을 저류지 공원으로 조성해 박람회도 열고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줄였다. 1990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원예박람회는 쓰레기 매립장 140㏊를 박람회장으로 조성했다. 냄새와 오염물질로 넘쳐나던 곳이 도심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전남도, 순천시와 공동 주관하는 산림청의 이돈구 청장(67·사진)은 6일 “성공한 박람회의 기준은 관람객 수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독일과 일본처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를 생태 선도 국가로 발돋움시키는 디딤돌이 되도록 남은 기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박람회 총 예산 2490억원 중 400억원을 지원했다. 각 부처를 설득해 336억원의 국비도 별도로 확보했다.

이 청장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우리나라에서 생태를 소재로 한 첫 번째 국제 행사”라며 “자연 생태를 보존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시 홍보나 특정 분야 산업 육성이 아닌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 청장은 “순천만은 도심에서 5㎞밖에 안되는 가까운 곳에 있어 도시가 팽창하면 훼손이 불 보듯 뻔하다”며 “정원박람회를 통해 에코 벨트를 조성함으로써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모델로 1999년 열린 중국 쿤밍원예박람회를 꼽았다. 210㏊ 공간에서 184일간 열린 쿤밍박람회는 91개국 100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이 청장은 “박람회 이후 쿤밍여유주식유한공사가 맡아 해마다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도 관광객이 계속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림청과 순천시는 박람회 이후 문화마케팅센터와 식물종자연구소 등을 설치해 문화·예술·육종산업을 종합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