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있는 상업 생태계를 구축해 골목상권을 지키려면 종업원 10~199명이 일하는 중형 유통업체의 성장과 육성이 긴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중소기업학회(회장 임채운 서강대 교수)가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연 ‘중소유통정책 심포지엄’에서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중소유통의 조직화와 협업화가 시급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제조업체와 중소유통업체 사이에 도매물류 기업이 있어야 중소유통 조직화를 통한 경쟁력 증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대표적 사례로 일본 전국 중소슈퍼마켓의 도매물류 협동조합인 ‘CGC재팬’을 들었다. 이 조합은 가맹점이 3700여개, 연간 매출이 한화로 약 12조원(2011년 기준)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종업원 9인 이하의 영세 소형 소매점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대형점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골목상권에 대한 대형점의 침탈을 막을 수 없다”며 “대형점 규제로 영세 소형점이 늘어난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와 유통산업 경쟁력 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있는 중형 소매점들을 육성해 골목상권을 지키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소유통이 침체한 원인으로는 경제성장 둔화, 경쟁자 증가란 외부 요인과 아울러 협동심과 리더십 부족이란 내부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중소유통 활성화의 한 방안으로 정부에서 인정하는 ‘안심가게’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시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