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야심작 K3가 1월 첫 달 판매 목표에 이르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물론 1월이 비수기인 데다 전반적인 내수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기아차 설명이지만 지난해 출시 이후 계속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4일 기아차에 따르면 K3의 1월 판매량은 4,005대다. 지난 12월에 비해 42.7%나 떨어진 것. 이런 탓에 기아차 승용부문 판매도 12월 대비 25.1% 줄어든 2만2,338대에 머물렀다.

문제는 K3의 하락세가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9월 등장한 K3는 첫 달 3,616대를 판매하고, 10월 7,632대로 최고조에 올랐지만 11월 7,575대로 소폭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쟁차종인 쉐보레 크루즈와 르노삼성 SM3 또한 다소 줄거나 정체해 K3의 하락은 자연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12월 크루즈와 SM3가 전월대비 각각 27.1%, 32.1% 늘어난 데 반해 K3는 6,987대로 7.8%가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같은 기간 준중형 1위 현대차 아반떼는 세 차종의 성적과 관계없이 10월 9,812대, 11월 9,932대, 12월 1만290대로 승승장구했다.

K3의 하락세는 기아차로서도 당혹스럽다. 당초 제시한 K3 판매목표 5만5,000대를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5만5,000대의 최소 조건은 월 4,800대다. 기아차는 원인을 개별소비세 환원과 경기침체에서 찾지만 설득력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소세 환원에 따른 차 값 인상폭이 높지 않아 준중형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K3의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같은 차체, 엔진을 사용하면서도 경쟁차로 지목된 아반떼보다 가격이 비쌌던 게 약점이라는 것. 두 차의 가격은 최고급 트림 기준으로 K3 1,975만원, 아반떼 1,955만원이다. 각 사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트림도 K3가 약간 비싸다. 준중형급 소비자의 성향 중 하나인 가격 민감도를 감안하면 기아차의 가격 정책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2013년이 막 시작된 시점에서 K3 성패를 따지는 것은 이른감이 있지만 판매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신차효과가 사실상 끝난 올해부터 K3의 상품성을 본격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현 상황을 두고 봤을 때 핑크빛 전망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급적 빨리 '착한 가격' 정책을 도입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급화 전략을 고수할 것인지 기아차가 선택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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