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내것 네것 따져선 어떤 일도 못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우리 경제의 틀을 다시 짠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1분과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 패러다임이 추격형 성장에서 선도형 성장으로, 수출 중심에서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 경제로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당선인이 경제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일각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대선 공약 수정론에 대한 반박과도 맥을 같이한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공약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정부 업무보고를 받고 공약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현실성이 있나, 예산이 어떻게 되나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정운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굳건한 의지를 갖고 실천하면 우리가 하려는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산층 복원과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만들어 무너진 중산층을 반드시 복원해 내야 한다”며 대선 이후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을 다시 사용했다. 또 “국민들이 실제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충분히 듣고 해결책을 찾아서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톱 밑 가시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그런 것부터 해결하면서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처 이기주의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박 당선인은 “부처 이기주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는 결코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부처가 이것이 내것이고, 저것이 네것이다는 식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말 바라는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과별 유기적인 협조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시스템을 가동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경제1분과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분과별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당선인과 인수위원, 전문위원 사이에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지난 11일부터 1주일간 진행된 행정부 업무내용에 자체적인 검토내용을 더해 보고하면, 박 당선인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상호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