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2일 오후 4시31분

중소형 운용사들이 잇따라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2일 헤지펀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자산운용에 이어 트러스톤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이 헤지펀드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기존 운용사들도 펀드 출시를 계획하면서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안에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출범 2년 2조원 돌파 전망

출범 1년이 지난 한국형 헤지펀드는 현재 22개가 운용 중이다. 설정액은 1조943억원(지난 17일 기준)으로 2년차를 맞는 올해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출범 초기 삼성, 미래에셋 등 대형 운용사들의 리그였지만 올해는 헤지펀드 시장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소형 운용사의 잇따른 신규 진입이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하이자산운용은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하이힘센 1호 c-s’를 출시했다. 1호 펀드를 내놓은 지 한 달도 안됐지만 2호 펀드도 추가 설정할 계획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금융당국에 헤지펀드 업무 예비인가를 신청, 본인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담당 매니저도 영입했다.

이 밖에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도 3월 중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운용사들은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펀드의 추가 설정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자산가격 방향성에 투자하는 CTA전략과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2개를 각각 신규 설정할 계획이다.

운용 규모나 성과면에서 선두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은 꾸준한 수익률로 설정액 5000억원 이상의 대표 펀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2조~3조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형은 커지나 갈수록 성과 양극화

이처럼 운용업계가 앞다퉈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은 저금리, 저성장 국면에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수요가 늘 것이란 시각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시장 정착을 위해서는 운용사 간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운용업계 집계에 따르면 22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과는 대체로 부진한 편이다. 주식형, 채권형을 포함해 10개만 설정 후 플러스 수익률(지난 17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업계가 너도나도 롱쇼트 전략만 갖춘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외형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차별화된 전략과 성과를 부각해야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